발표만 하면 긴장해서 망치는 당신이 반드시 들어야 할 대답

1997

– 최재웅 세바시 스쿨 대표

Q. 사람들 앞에서 발표를 했는데 너무 긴장해서 완전 망쳤습니다.
말할 때 긴장 안 하려면 어떡해야 하나요?

A. 내가 말을 해야 되는데 긴장을 했다라는 건 긴장을 할 만한 상황이 조성이 되었기 때문이겠죠. 대중 앞에 섰다거나, 높은 사람 앞에서 내 의견을 얘기해야 된다거나, 경험해보지 못한 대상 앞에서 말을 한다거나, 방송에 나갔다거나 하는 경우죠. 그럼 긴장을 합니다. 근데 긴장을 안할 수 있나요? 누가 긴장을 안해요? 제가 옛날에 강수진 발레리나 그 분의 이야기를 들었는데 스쳐가는 얘기였지만 아직도 기억에 남는 게 ‘내가 무대에 오르기 전의 스트레스나 긴장감은 내가 저주하는 사람에게도 주고 싶지 않을 정도이다’라는 말이에요. 너무 마음이 아프고 힘들어서 제일 싫어하는 사람에게도 주고 싶지 않다는 거죠. 강수진씨마저 그랬다는 거죠. 그럼 누가 긴장하지 않겠어요? 저도 10여년이 넘게 강의를 해왔지만 그 전날은 일단 잠을 잘 못자고 악몽을 꾸거나 강의장에 가도 점심을 잘 못먹어요. 스트레스를 받아서 항상 위염을 앓고 있지요.

중요한 것은 긴장을 한다고 해서 말을 못하는 건 아니에요. 긴장은 굉장히 긍정적으로 작용을 할 수 있거든요. 저는 그래서 얼굴이 빨개지거나 긴장을 하시거나 떨리는 분들한테 이런 주문을 합니다. 뇌가 굉장히 활발하게 움직이고 없던 정보가 들어가게 되면 뇌가 활성화되어서 아이디어를 떠올려야 되고 막 준비를 하는데 그 첫 번째 증상이 떨리고 얼굴이 빨개지는 거니까 떨린다는 것은 아 지금 내 온 몸이 이 새로운 상황을 준비하고 있구나 하고 생각하셔라. 땀이 나는 것은 내가 진짜 잘 준비하고 있고 내 뇌가 최고의 성능을 발휘하고 있다라는 뜻이야 하고 믿어라는 거죠. 그리고 말도 해봐야 합니다. 아 잘하고 있구나. 강연이나 발표 직전에 ‘아 떨려, 아 떨려’ 이러면 진짜 떨리게 됩니다. 그러니까 ‘잘하고 있어, 잘하고 있어’라고 말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긴장되는 무대일 수록 제가 모든 분에게 말하는 것은 자기 수준에 맞게 긴장에 필요한 도구를 준비하라고 그래요. 물론 메모 안보고 완전 유창하게 사람들 앞에서 할 수 있다면 제일 멋있어요. 그런데 그런 선택을 할 것이냐 아니면 스크립트를 보고 할 것이냐에 대한 선택은 내가 얼마나 떨리느냐에 달린 거예요. 첫 번째 제안은, 떨리면 보라는 겁니다. 떨리는데도 안보는 게 문제에요. 두번째 제안은, 떨리면 무대를 좀 걸어다니라고 해요. 왜냐면 새로운 사람과 만나는 두려움도 있고 공간도 새롭고 경험도 느낌도 새로운데 적어도 사전에 익숙해질 수 있는 것은 빨리 먼저 익숙해지는 게 팁이거든요. 강연이나 PT 전에 반드시 그 무대에 가서 몇 바퀴 도세요. 거짓말처럼 거기가 익숙해집니다. 한 번 돌면서 거기 있는 사람들을 상상하고 다시 들어가잖아요, 훨씬 편해져요. 나도 모르게 좀 숨도 좀 쉴 수 있습니다.

저희 회사 내 분들한테만 했지만 제일 많이 권하는 것은 딱 30분 짜리 마스터피스 강의를 100번 강의하라고 해요. 첫 번째 단계에서는 그걸 다 외워요. 토시하나 틀리면 안돼요. 두 번째 단계에서는 그걸 다 외웠으면 거기에 자기의 감정을 넣어서 하게 해요. 그럼 약간 말투가 달라지겠죠. 세 번째 단계는 아무 것도 필요없고 주제와 핵심적으로 전달할 내용만 놓고 마음대로 해 보라고 해요. 이렇게 3단계죠. 처음에 누구나 떨릴 때는 외워서 할 것. 그리고 보조재 등 도구를 사용할 것. 그러나 거기 머무르고 싶지 않을 테니 다음 단계로는 외운 거에 자신의 감정과 애드립을 좀 넣어 볼 것. 마지막 단계에서는 마음대로. 이것이 떨리지만 계속 계발되는 3단계입니다.

진짜 말을 잘하는 사람, 탁월한 전달자의 특징은 사람들의 반응에 일희일비하지 않습니다. 웃건 웃지 않건 강의의 목적이 있어요. 내가 전달할 것을 전달했는가가 핵심입니다. 전달할 말을 다 잘 이해하도록 잘 전달했는가에요. 그게 PT죠. 청중들이 웃는 것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강의에 들어가기 전에 사람들에게 휩쓸릴 필요 없어요. 최선을 다하겠지만 모두를 만족시킬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내가 이 강의를 통해서 정확하게 전달하고자 하는 컨셉이 무엇인가 하는 나만의 기준이 있어야 돼요. 요정도만 생각하게 되면 훌륭한 PT를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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