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막상 떠나지는 못하는 당신이 반드시 들어야 할 대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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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수영, 여행작가

Q. 해외 여행에 대한 꿈은 오래 됐는데 아직 한 번도 못해 봤습니다. 이렇게 꿈만 꾸다가 평생 못하는 건 아닐까 두렵습니다 ㅠㅠ. 어떡하면 떠날 수 있나요?

A 뭐든지 첫 단추, 첫 발짝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모든 것에는 시작이 있어야 그 다음 단계가 풀려나가는 거 같아요.

저 같은 경우는 킬리만자로, 에베레스트 산을 올랐기는 했어요. 근데 이게 막 그런 산들을 올랐다고 해서 제가 맘만 먹으면 웬만한 산들은 그냥 쉽게 올라가는 사람이냐 하면 그렇지도 않아요. 저는 지금도 동네 뒷산 오르는 것조차 힘들어요. 왜냐하면 처음 그 운동화 끈을 묶는 게 그렇게 힘들수가 없어요. 운동화 끈 묶을 때 너무 귀찮은 거예요. ‘이거 괜히 나갔다가 땀 흘리면 샤워도 해야 되는데.. 다치면 어떡하지? 힘들고 피곤한데 낮에 중요한 일에 졸면 어떡하지?’ 참 쓸데 없는 생각들이 많아지죠. 근데 일단 운동화 끈을 묶으면요, 동네 뒷산도 가고 그게 킬리만자로면 거기도 가고 에베레스트면 거기를 가는 거죠.

일단 한 발짝을 떼고 나면 그 다음 발짝 그 다음 발짝은 좀 더 쉬워지고 가다 보니까 내가 거기까지 가게 되는 거거든요.

많은 사람들이 세계일주가 꿈이라고 얘기를 해요. 그런데 막상 생각하기에 왠지 돈도 엄청나게 들 거 같고 시간도 최소한 일 년은 잡아야 될 거 같은데 그러기에는 당장 먹고 살기도 너무 힘들고 지금 다니고 있는 학교나 회사를 그만두고 갈 수도 없는 상황리다 라고 생각을 많이 하거든요. 그래서 저는 세계일주를 꼭 한 번에 몰아서 갈 필요는 없는 거 같아요. 좀 작은 여행을 여러번 해도 되는 거거든요. 그래서 당장 내가 할 수 있는 것부터 해 보는 게 어떨까 해요. 예를들어 이번에는 한번 일본에 갔다 오자, 홍콩을 갔다 오자 이런 식으로 한번 해 보는 거죠. 그래서 조금 여기 갔다 오고 저기 갔다오다 보면 요기서 조금씩 자신감이 생겨요. 그 자신감을 바탕으로 좀 더 긴 여행을 계획해보는 거죠.

한번은 어떤 청년이 제게 찾아왔어요. 자기는 너무너무 세계일주를 하고 싶은데 그래야하느냐 말아야하느냐를 놓고 고민을 하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일단 너는 당장 가까운 24시간 내로 아무데나 비행기표를 끊어 와라’ 그랬더니 이 친구가 일본 가는 비행기표를 끊겠다는 거예요. 그래서 ‘그러면 일본 가서 벚꽃 아래서 기모노를 입은 여자랑 사진을 한 장 찍어와라’라는 미션을 줬어요. 막상 일본을 가서는 벚꽃도 없다는 둥 불평을 하더니 결국 교토를 찾아가서 벚꽃을 발견하고 기모노 입은 여자랑 사진을 찍었다고 보내왔어요. 근데 그 기모노를 입은 여자한테 말을 걸어보는 과정에서 일본 친구들이 생긴거예요. 그래서 그 친구들이 나중에 한국에도 놀러오게 되었고 그 친구는 거기서 이제 용기를 얻고 자신감이 생겨서 실제로 세계일주를 정말 떠나게 됐거든요.

또 심리적으로 가까운 나라들이 있고 먼 나라들이 있어요. 중국이나 일본 또 동남아 미국 이런 나라는 상대적으로 좀 가깝게 느껴지는데 유럽은 또 다른 세계 같아요. 즉 우리와 정서가 비슷하거나 아니면 적어도 우리가 영어권 나라에 갔다 온다든지 그런 것부터 시작해서 자꾸 트레이닝을 하는 거죠. 그 다음엔 쪼끔 더 심리적으로 먼 나라들, 중동이나 유럽 이런 곳도 가는 거죠.

모든 두려움은 무지에서 비롯된다고 생각을 해요. 내가 모르고 막막하기 때문에 두려운 거거든요. 예전에 제가 강연을 하는데 어떤 부부가 저한테 이런 질문을 했어요. ‘수영씨는 미혼이시니까 이렇게 전 세계를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겠지만 저희 부부는 애도 있고 직장도 있고 해서 나갈 수가 없어요. 저희도 너무너무 영국같은 데 유학을 가고 싶지만 이미 결혼을 했고 나이도 많기 때문에 갈 수가 없어요.’ 라고 말씀을 하셨어요. 그래서 제가 ‘돈이 문제라면 혹시 돈이 얼마나 드는지는 알아보셨어요?’ 그랬더니 ‘아니요.’ 라고 말씀을 하시더라구요. 아마 대부분 살마들이 그럴 거예요 제 생각에는. 하고는 싶은데 왠지 돈이 엄청 많이 들 거 같고 엄청난 비용과 두려움 모험을 감수해야한다고 예상이 되는 거예요. 근데 실제로 일단은 한번 좀 알아보세요. 좀 더 알아보고 또 이미 이걸 한 사람들 이야기도 들어보고 그런 다양한 정보를 일단 받아들인 다음에 그 다음 단계를 고민해도 되지 않을까 해요.

결국은 내가 죽기 전에 돌이켜 봤을 때 그렇잖아요. ‘아 내가 그때 일을 더 많이 했어야 되는데, 내가 돈을 더 벌었어야 되는데.’ 이렇게 후회하는 사람은 없어요. ‘내가 그때 더 많이 여행도 하고 더 즐겁게 살고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과 더 많은 시간을 함께 보냈어야 되는데’ 라고 후회를 하잖아요.

그래서 제가 3단계 방법을 알려드릴께요. 1단계, 여행사 사이트에 들어간다. 2단계, 적당한 항공권을 찾는다. 3단계, 결제를 한다. 이게 바로 여행을 떠나는 방법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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