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의식의 흐름

아침 산책을 나섰다. 크리스마스 트리 장식에 사용되었던 어린 전나무들이 동네 곳곳에 버려져 있었다. 어린 나이(?)에 벌써 용도폐기되어 이제 쓰레기 차가 오기만을 기다리며...

아빠가 미안하다

아이가 학교 가는 길에 눈물을 흘린다. 아침에 가족들에게 짜증낸 것에 대한 당황과 후회가 담겼으리라. 한국에만 고3 스트레스가 있는 줄 알았더니 여기 캐나다에서도...

긴가민가

“이젠 확신이 있어요.” 10년 전 쯤 성당에서 같이 성가대를 했던 분과 오랜만에 이야기를 나누었다. ‘아, 이제는 성당에 다시 나오시려나보다.’ 하고 내심 반가웠으나,...

거룩함에 대하여

막내가 학교에서 흙이 있는 작은 화분에 오크나무의 모종을 담아왔다. 한 뼘 정도 크기의 가녀린 줄기에 의외로 큼직한 잎이 두 개 달려 있었다....

만남

겨울이 너무 일찍 왔다고 느꼈었는데 이번 연말연시는 의외로 따듯한 날씨가 많다. 개인적으로는 반갑지만 왠지 기후가 정상을 벗어나는 것 같아서 마음이 편하지만은 않다....

가지치기

누군가 집 앞 오래된 나무를 예쁘게 가지치기 해놓았다. 동네 길가에 있는 나무들 모두 다듬어져 있는 것을 보니 아마 시티에서 봄을 맞아 다녀간...

그 해 여름으로부터 1년

낮이 되어도 20도 초반이다. 추분을 많이 지나서 그런지 낮에 햇볕을 받는 시간도 짧아지고 덩달아 날씨도 선선해진다. 계절의 변화를 가져오는, 몇십억년 동안 한결같은...

사랑 Two

한 밤중에 막내가 세 번이나 우리 방을 찾았다. 더워서 잠을 잘 수가 없다고 했다. 비몽사몽 간에 엄마가 침대 보를 봐주기도 하고 온도를...

어떤 얼굴

런던의 코로나 상황은 좀 나아진 것일까? 그러나 아직 공기의 흐름은 바뀌지 않은 것 같다. 마음도 아직 예전처럼 자유롭지 않다. 공원에는 드문드문 조심스럽게...

어느 여유인듯 여유 아닌 여유 같은 오후

최근에 하던 일 하나를 그만두는 바람에 다소 시간에 여유가 생겼다. 그렇다고 해서 시간을 유익하게 보내지는 못하는 것 같다. 달라진 생활패턴이 익숙해지지 않고 뭔가가 뒤엉킨...

낙엽을 남기고 떠난 사랑…

낙엽이 떨어진다. 지인의 슬픈 소식을 듣게 되었다. 그것이 그렇게 흔한 병이었던가! 우리의 생명은 마치 미약한 심장이 보조장치로 유지되고 있는 것처럼 늘 죽음과...

푸른하늘 은하수

날이 제법 선선해졌다. 아침 저녁에는 반팔 속으로 스며올라오는 공기가 한층 스산하다. 추석 무렵이라 그런지 어둑어둑한 땅거미 위로 검푸른 동쪽 하늘에는 큼지막하고 샛노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