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청주에 사는 이상록 씨가 휴게소에서 경험했던 이야기입니다.
고속도로 요금소 진입을 앞두고 지갑을 찾았는데 보이지 않았습니다. 허겁지겁 차 안을 다 뒤졌지만 지갑을 넣어 둔 외투가 아예 없었습니다. 기억을 더듬어 보는데, ‘아차, 휴게소 식당에 두고 온 거 같구나.’ 휴게소를 떠나 온 지 1시간이 지나서 마음이 급했습니다. 지갑 속에는 아내의 병원비를 보태라고 지인들이 준 현금이 꽤 많이 들어 있었거든요. 차를 돌려서 휴게소 식당에 달려갔지만 외투를 봤다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나를 안쓰럽게 바라보던 식당 아가씨가 한 마디 했습니다. “워낙 사람들의 이동이 많은 곳이라 찾기 힘들 거예요. 혹시 모르니 사무실에 한 번 가 보세요.” 사무실로 향하는 내 발걸음이 천근만금 무거웠습니다. 사무실에 가서 사정을 이야기하자 한 아가씨가 말했습니다. “외투가 어떤 것인지 구체적으로 말씀해 보세요.” “남색 인디언 제품입니다.” 아가씨가 상냥한 표정으로 캐비닛에서 내 외투를 꺼내 와서 나에게 주었습니다. 떨리는 손으로 지갑을 확인해 보았는데, 다행히 지갑 안은 그대로였습니다. “휴게소에서 청소하는 분이 맡기셨어요.” 그 말에 서둘러 청소하신 분을 찾았지만 벌써 퇴근하고 없었습니다.
닷새 후에 아내와 아들 셋을 데리고 그 휴게소를 찾아갔습니다. 다행히 아주머니가 있었습니다. 열심히 청소하던 아주머니에게 다가가서 며칠 전 외투 주인이라고 밝혔습니다. “너무 감사해서 작은 정성을 봉투에 담았습니다. 가족과 함께 한 끼 식사할 정도입니다.” 아주머니는 한사코 봉투를 거절하시면서 말했습니다. “뭐, 이런 일로 그러세요. 그냥 가져가세요.” 아내는 아주머니에게 고마운 마음을 받아달라고 작은 실랑이를 벌이다가 간신히 봉투를 주머니 속에 넣어 드렸습니다. 홀가분한 마음으로 휴게소 식당에서 반찬을 가득 담은 식판을 들고 계산대 앞에 섰는데, 계산원이 말했습니다. “음식 값은 청소하신 분이 다 계산하셨어요. 그냥 드시면 됩니다.”
휴게소에서 청소하시는 이분을 왜 오래 기억할까요?
자신이 맡은 일을 신실한 마음으로 일하고, 착한 일을 행하고, 대가를 바라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깊은 감동을 주는 사람은 오래 기억되고, 행복을 느끼게 합니다.
사람들이 언제 행복하고, 감사하는 마음을 가질까요? 많은 것들을 얻었을 때, 감사를 더 많이 합니까? 얻은 것을 잃었다가 다시 찾았을 때 감사를 합니다. 건강하던 사람이 건강을 잃었다가 회복되었을 때 감사를 표현합니다. 언제 감사를 표현하고, 누구와 함께 그 감사하는 마음을 나눌까요? 깨달아야 감사하고 함께 나눕니다. 현재 내가 가진 것들이 귀하고, 소중하고, 가치가 있다고 여겨야 감사할 수 있습니다. 부족해야 행복을 향해 달려갈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우리에게 별 도움이 되지 않은 사람도 있겠지만 그래도 주변에서 알게 모르게 도와주는 분들도 많이 있었을 것입니다. 혹시 우리는 사는게 바쁘다고 그분들을 잊고 살지는 않았는지요? 생각나는 사람들이 있다면 행동으로 표현하실 수 잇기를 바랍니다.
이케다 아디사쿠가 말했습니다. “표현하지 않고서는 마음도, 정열도 전해지지 않는다. 행동으로, 대화로, 글자로, 생각을 모두 표현해야 비로소 사람과 유대도 생긴다.” 감사를 표현할 때 마음이 전달되고, 열정도 전달됩니다. 감사를 표현할 때 아름다운 유대관계가 형성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