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 가격이나 시추될 양이 얼마나 될 것인지 그 미래를 예측하는 것은 어렵다. 그러나 오랫동안 현대인의 생활에 중심적인 이슈가 되어 왔기 때문에 석유라는 상품의 가격과 시추량은 늘 예측의 대상이 되고 있다. 때로 확실하다고 내놓은 예측들도 종종 완전히 틀린 경우도 허다하다.
1999년에는 배럴당 원유가격은 미화 10달러 약간 위로 떨어진 적이 있다. 당시 The Economist의 표지는 세계가 “기름의 홍수에 빠져들고 있다”고 선언하며 가격이 5달러까지 떨어질 것이라고 주장했었다.
6년 후에는 미화 50달러를 넘어셨다. 그 시점에는 “오일 피크”에 대한 이야기가 돌았다. 수요가 급증한다는 것은 유전을 마르게 할 것이고 가격이 영원히 급등한다는 것을 의미했다.
그리고 실제로 원유는 배럴당 거의 미화 150달러에 도달했다. 그러나 높은 가격은 발명의 어머니라는 사실을 증명했고 이에따라 등장한 새로운 시추 기술이 땅 밑 광대한 원유 저수지를 열게 되었다. 미국의 석유 생산량은 10년 만에 두 배로 증가했다. 그러나 곧 다시 감소하기 시작했고 지금까지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
원유 가격은 어떻게 되었을까? 앨버타 사람들이 확실히 증언하듯 원유 가격은 급락했다.
2020 작년부터는 많은 분석가들이 새로운 오일 수요의 피크 대해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영국의 석유 회사인 BP는 글로벌 수요가 2019년에 정점을 찍을 것이라고 예측했었다. 캐나다 에너지 규제 당국은 향후 수요가 계속 감소할 경우 캐나다 석유 수출은 2035년에 정점에 이를 것이라고 예측했다.
최근에 나온 예측은 틀릴 수도 있지만 그 논리는 강력하다.
세계는 온실 가스 배출을 줄이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자동차와 트럭은 석유를 소비하는 주요 수단들이지만 이유식을 떼듯이 석유 소비를 벗어나는 기술은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캘리포니아부터 중국에 이르기까지 이들 지역에서는 2035년까지 석유로 구동되는 자동차의 판매를 금지할 것이라고 말한다. 기름 먹는 하마같은 Hummer라는 차를 세계에 출시했었던 회사인 General Motors는 그 해(2035)까지 모든 차종에서 전기 자동차만 판매하기를 “열망한다”라고까지 했다.
투자자들 사이에는 오래된 격언이 있다. 가장 생각은 “이번에는 다르겠지” 하는 것이다. 석유는 붕괴와 전성기의 오르내리며 인간을 고속도로와 달로 몰아 간, 100년 이상의 연료가 되어왔다. 값 싸고 다양한 연료였다. 그러나 내연 기관의 몰락 가능성은 이제 석유의 지배력도 끝장이 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석유가 제1의 수출품목이며 연간 900억 달러 정도를 수출하는 캐나다가 직면한 가장 큰 질문은 이것이다. 언제쯤 그 끝이 올것인가?
해양 석유로 많은 돈을 벌었던 노르웨이를 살펴보면 미래의 일부를 볼 수 있다. 작년에 노르웨이에서 판매된 신차의 대부분은 EV(전기차)였다. (현재 당장은 도로 위를 달리는 10대의 자동차 중 약 1대만 이 EV이다.) 변화하는 차량 종류가 석유 수요에 영향을 미칠 것이며 실제로 노르웨이의 기름 및 디젤 연료 판매는 2019년에 전년보다 3.3 % 감소했다. 석유에 대한 수요가 조만간 작지만 꾸준한 감소세에 직면 할 수 있음을 엿볼 수 있는 것이다.
미국은 캐나다 석유의 주요 고객인데 미국에서는 전체 석유 사용량의 2/3가 차량 운송수단에 쓰이고 있다. 2019년의 경우 자동차에 사용된 휘발유만 하루에 930만 배럴을 차지했다. 미국 에너지 정보국은 전망을 통해 경제가 팬데믹 이전처럼 회복되더라도 2022년에는 하루 890만 배럴로 석유소비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Keystone XL 파이프 라인이라는 이슈를 재점화함으로써 캐나다를 당황하게 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보면 이보다 미국(뿐만아니라 캐나다, 유럽, 아시아)에서 자동차의 연료 중 휘발유를 훨씬 적게 사용하게 된다는 것이 더 큰 이슈가 될지도 모른다.
그리고 변화의 속도는 생각보다 빨라질 수 있다. 바이든은 취임 첫날 연료 효율을 강화하기 위한 법규에 촛점을 모았고 1 주일 후에는 연방 구매력의 파워를 이용해서 EV 비즈니스를 활성화한다고 했다. 또한 2030년까지 50만 개의 충전소 설치를 제안했으며 이는 석유 주유소의 약 4배에 달한다.
캐나다 석유에는 몇 가지 장점이 있다. 전형적인 석유 저수지, 특히 텍사스의 Permian Basin과 같이 수압 파쇄법으로 시추하는 지역은 생산량을 유지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새로운 시추 및 투자가 필요하다. 지난 20년 동안 캐나다에서 생산량을 두 배로 늘렸던 오일샌드의 경우는 다르다. 오일샌드 프로젝트는 초기 비용이 크지만 생산량을 유지하기 위한 지속적인 비용은 낮다. 따라서 캐나다산 원유는 앞으로 당분간은 수백만 대의 휘발류 자동차가 있는 북미 시장에 공급을 계속할 것으로 보인다.
캐나다로서는 그만큼의 시간을 버는 셈이다. 현재 석유 수요의 변화는 눈에 잘 띄지 않는 지각의 변화처럼 보인다. 지금은 느리지만 결국은 캐나다의 석유 산업을 뒤틀고 캐나다 경제를 괴롭힐 수 있다.
<글로브앤매일 2/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