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부채, 나쁜부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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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태 칼럼)

자산 = 자본 + 부채

회계학을 공부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부채와 자본의 합이 총자산이라는 말은 많이 들어왔다.  그러나 약간은 의아하기도 하고 억울한 부분이 있다. 

어떻게 부채가 자산이 될까?  80만불의 모기지를 받아 1밀리언짜리 집을 샀다면 자본금 20만불을 포함하여 나의 자산은 1밀리언이 된다. 주택 구매시 납부하는 취득세 역시 부채를 통하여 취득을 하였다 하더라도 총자산의 가격을 기준으로 세금을 부과한다.  은행으로 부터 대출을 받은 자금이 내 수중으로 들어오는 순간 그 자금은 내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는 권리가 있기에 자산이 되는 것이다. 

그러나 부채를 갚고 나면 순자산은 얼마 되지 않은데 억울한 부분이 있다.  우리가 부채를 얻는 순간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권리가 있는 자산으로 변신을 하기에 부채를 잘 다룰 줄 알아야 한다.

기업은 물론이고 개인 역시 부자가 되기 위해서는 좋은 부채를 잘 활용할 줄 알아야 한다. 좋은 부채로 좋은 투자를 하여 생산성을 높일 수 있어야 한다. 최소한 은행이자를 내고도 남는 현금흐름을 만들어 낼 수 있으면 되는 것이다.

좋은 부채를 만들기 위한 조건

첫째, 소비성 지출이 되어서는 안된다. 대출을 받을때는 반드시 자금용도를 명확히 할 필요가 있으며, 단순히 생활비 및 여행경비등으로 소멸 되버리는 지출이 될 경우 나쁜 부채가 되어 갈 뿐이다.

은행의 마이너스(Line of Credit) 대출의 경우 자금이 필요할때 편하게 인출할 수도 있고 여유자금이 생기면 상환을 할 수도 있는 편리한 부채이지만 반면에 급할때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기에 소비성 지출이 될 가능성이 높은 대출이다.

둘째, 부채를 활용하여 일정한 수입이 발생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예를 들어, 부채를 활용하여 마련한 투자용 부동산일 경우 렌트 인컴이 은행이자를 지불하고 남는 정도가 되거나 그렇지 않을 경우 일정한 개인소득이 있어 지불 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일정한 현금흐름이 보장되지 않을 경우 빚에 시달리다 부채가 또 다른 부채를 만들어 내는 악순환이 될 가능성이 높다.

셋째, 부채에서 발생하는 이자보다 투자에서 나오는 ROE(자기자본 이익률)가 높아야 한다.  부채를 얻어 투자를 했는데 투자이익이 이자보다 적다면 아무리 낮은 이자로 대출을 받았다 할 지라도 나쁜 부채가 된다.  이자율 5%에 대출을 받아 주식에 투자를 했는데 매매차익은 보장되지 않은 상태에서 배당이익이 연 3%라고 한다면 이 또한 나쁜 부채가 된다.

싼 이자로 더 비싼 수익을 만들어 낼 수 있다면 좋은 부채가 된다.  5% 이자율을 가진 은행의 LOC(Line of Credit)에서 자금을 꺼내어 더 비싼 이자율로 누군가에게 론을 해주었다면 좋은 부채가 될 것이다. 좋은 이자율로 대출을 받아 내가 잘 모르는 분야에 투자를 하여 플러스 현금흐름은 고사하고 원금손실까지 본 사례는 나쁜 부채를 넘어 악성 부채가 될 가능성이 높다.

다시 말해, 내 주머니에서 돈을 가져가는 부채는 나쁜 부채고, 나에게 돈을 가져다 주는 부채는 좋은 부채다. 내가 통제할 수 있는 부채는 좋은 부채이고, 통제가 안되는 부채는 나쁜 부채이다.

넷째, 카드론, 현금서비스, 유이자 할부구매, 사채등의 고금리 부채는 저금리 부채로 통합해야 한다. 고금리 부채를 통합하기 위해 저금리 부채를 얻어 상환하는 경우 좋은 부채로 바꿔 지는 것이다.

돈에 여유가 있어 대출이 전혀 없다면 더할 나이 없이 좋겠지만 투자라는 관점에서 좋은 레버리지는 투자이익율을 극대화 할 수 있기에 필요하다. 그러나 아무리 좋은 부채라 할지라도 상황변화에 따라 나쁜 부채로 전환 될 수도 있으니 조심히 관리할 필요가 있다.

최근 평생 한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그 좋았던 부채가 오히려 우리의 숨통을 조여 오는 부채가 되어 공격할 수도 있으니 조심히 다뤄야 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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