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쓰레기는 없다?

지금까지 살면서 굳이 경험하지 않았더라면 더 좋았을 것같은 일들, 굳이 만나지 않았으면 했던 달갑지 않은 인연들이 드문드문 있다. 반면, 나에게 일어나서 너무...

어두운 밤

하루 종일 집에 머물다가 어느새 밤이 다가왔다. 커피를 사러 현관을 나섰다. 인적 드문 동네 어귀을 따라 차는 군데군데 전등으로 장식된 집들을 지난다....

긴가민가

“이젠 확신이 있어요.” 10년 전 쯤 성당에서 같이 성가대를 했던 분과 오랜만에 이야기를 나누었다. ‘아, 이제는 성당에 다시 나오시려나보다.’ 하고 내심 반가웠으나,...

기다림의 계절

아침 일찍 나갔다가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문득 커피 생각이 났다. 어느새 앙상해진 가지들 위에 소담하게 눈으로 덮여 있는 나무들이 흐뭇하다. 섭씨 0도....

강아지보다는 그래도……

손재주가 없어서 그런지 강아지 털이 예쁘게 다듬어지지가 않는다. 얼굴을 먼저 깎고 차례로 내려가면 일이 쉬워진다는 어떤 지인의 말이 떠올라서 그대로 시도했지만 시작부터...

별 헤는 밤

밤늦은 시간, 친구집에 놀러갔던 딸아이를 데리러 아내와 함께 차를 나섰다. 생각했던 것보다는 꽤 먼 거리였다. 팬쇼파크웨이 서쪽으로 하이드파크를 지나 한참을 더 갔다....

이상하게 눈부신 날

간간히 소낙비를 쏟는 먹구름 사이로 하늘의 나머지 절반은 저리도 푸르고 깊다. 여기저기서 무리지은 먹구름들은 햇빛을 받아 언저리가 눈부시고 그 아래 푸른 들판은...

알맞은 협력자

계절은 변하는지 모르겠지만 사람은 잘 변하지 않는다고 한다. 나는 원래 이기적인 사람으로 태어난 데다가, 자라면서도 그 이기심은 더 풍성하고 공고해졌다. 일찌감치 중학교...

푸른하늘 은하수

날이 제법 선선해졌다. 아침 저녁에는 반팔 속으로 스며올라오는 공기가 한층 스산하다. 추석 무렵이라 그런지 어둑어둑한 땅거미 위로 검푸른 동쪽 하늘에는 큼지막하고 샛노란...

양다리 걸치다

내 마음의 작은 연못에 황소개구리 한마리가 놀고 있다. 처음에는 성가신 모기와 날파리 같은 귀찮은 것들을 없애줘서 기뻤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이 놈은 연못...

사소한 일에 목숨 걸다

어김없이 또 하루가 밝았다. 아침에 눈뜨자 마자 하는 하루의 일과들을 마치고 강아지와 함께 동네 한바퀴를 돌았다. 오늘따라 강아지는 유난히 나와 비슷한 점이...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

학교 다닐 무렵에 하루는 도서관 벽에 궁금증을 자아내는 대자보가 붙었다. 제목에 001이 있을 때도 있고 좀 지나서는 002가 포함되어 있기도 했다. 나중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