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런던 한인회장 인사말 (황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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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지난 3월 정기총회에서 런던 한인회 회장으로 선출된 황우상입니다. 지난 3년 남짓동안 한인회에서 청년부장, 총무 그리고 작년 말부터 회장대행으로 봉사하다가 이번에 한인회장이라는 중책을 맡게 되었고 선출해 주심에 감사드리며 임기동안 최선을 다하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지난 총회에 참석하시지 못한 분들을 위해 말씀드리자면 제 임기는 정 전회장님의 임기를 이어받은 것으로 내년 3월 총회까지로 정해졌습니다. 그리고 지난 총회에서는 실질적으로 한인회 운영을 가능하게 하기 위해 몇가지 정관수정이 이루어졌습니다. 이사진 자격을 강화하고 인원이 최소 3인 이상이면 한인회 운영이 가능하도록 결정되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건축기금의 사용결정권이 이사진에게 일임되는 등 많은 중요한 결정들이 이루어졌습니다.

다음으로 새 런던 한인회장이기 이전에 한국에서 건너와 런던땅에 정착하여 한 아내와 두 아이의 가장으로써 그리고 청년으로써 왜 지금까지 한인회에서 봉사해왔고 앞으로도 그렇게 하기로 마음먹었는지 이전 기회를 통해 말씀드려보려 합니다.

제가 즐겨 보는 강연 프로그램에서 설민석이라는 역사강의자는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말로 역사교육과 언어 그리고 얼을 강조합니다. 저는 특히 이 말이 한국에 있는 한국인들뿐 아니라 저와같이 외국에서 이민,유학생활을 하고 있는 한인분들에게 더 크게 다가올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예전에는 자신의 색을 가리고 영어만 잘 하고 캐나다 문화에만 잘 적응하면 인정받고 출세하는 시대가 있었는지 모르지만 지금은 자신만의 개성과 다름이 더욱 인정받고 또 그것이 자신의 강점이 되는 시대라고 생각합니다. 영어외에 한국어를 모국어로 구사하고,  겉모습만 동양 사람이 아니라 이제는 중국, 일본문화보다도 관심받는 한국문화와 역사를 알고 알릴 수 있는 Korean Canadian으로 학교와 직장, 지역사회에 적극적으로 기여하는 것이 현 시대와 미래의 한인 이민자와 후손으로써의 역할일 것입니다. 또한 각자 스스로가 정한 성공이라는 목표에 도달하기 위한 큰 자산이 아닐까 합니다. 그런 뜻으로 저는 한인회에서 봉사를 시작하게 되었고 이런 생각들은 저 스스로가 학교를 다니고 직장을 구하고 런던에 정착하면서 더욱 확고해졌습니다.

그러한 의미에서 한인회는 특별히 의미가 없고 불필요한 단체로 여겨져서는 안됩니다. 교육,국방,치안,의료체계와 같이 특별한 일이 없이 단기적으로 본다면 그럴 수 있지만 이민자/유학생으로 개인과 가족에게 어려운 일이 있을때,대표성을 지니고 한인을 위해 대변하고 외교부와 지역사회에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중요한 단체이며 장기적으로 한인후손들에게 다른 캐네디언들과는 차별되는 추가적인 강점을 정체성/자긍심과 함께 심어줄 수 있는 많은 활동을 할 수 있는 단체입니다. 아쉽게도 많은 선배님들의 노고에도 불구하고 현재 한인회가 한인분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단체이기보다는 광복절 등 몇몇 중요한 행사들만 진행하며 명맥만 유지하는 것은 안타까운 사실입니다. 이러한 현재의 한인회에 가장 필요한 것은 여러분들의 관심과 참여입니다.

제가 한인회에 봉사한다고하여 모든 한인분들께서 꼭 그렇게 해야하고  그렇지 아니하면 비난받아 마땅하다는 말씀은 절대 아닙니다. 각자 삶의 가치가 다르고 상황이 달라서라고 믿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제가 꼭 드리고 싶은 말씀은 앞서 제가 말쓰드린 스스로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할수 있는 가장 효율적이고 쉬운 방법이 한인들의 대표모임인 한인회를 통하는 것이라는 겁니다. 그 예는 이미 이땅과 세계 곳곳에 자리잡고 있는 여러 민족에게서 배울 수 있습니다. 구태연한 말씀이지만 유태인들과 중국인들 그리고 많은 유럽의 이민족들이 세계의 중심에 있는 이유를 공감하실 것입니다.

캐나다에 와서 다른 민족들과 한국인들을 비교할 일들이 많았는데 그때마다 제가 든 생각은 우리는 “각 개격파”를 하는 경우가 만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개인이 출중히 잘나야 경쟁에서 이기고 원하는 성공을 이루는, 한국인으로써의 장점을 이용하는 못하는 모습을 특히 우리와 비슷한 중국인들과 비교할 때 큰 차이가 있었습니다.

주로 개인사업을 하는 한국인들과 동업을 하여 큰 파이를 만들어 나누는 중국인들, 그들은 어디가나 인구도 많지만 한인회와 같은 모임을 통해 서로의 비지니스를 이용하고 친목을 다지는 네트워킹을 함으로써 오히려 중국인들이 아닌 사람들이 그들과 가까이하며 문화를 언어를 익히려는 모습을 봅니다. 그러한 인맥과 언어능력 등을 통해 그들은 많은 정치인들을 배출하였고 지역사회에서도 큰 목소리를 내며 기업에서도 중국출신들을 많이 채용하고 있습니다. 제가 근무하고 있는 은행권만 봐도 영어실력도 부족하고 경험도 부족하지만 캐네디언이나 한국인들에 비해 취업문턱을 수월히 넘고 실적도 좋은 중국인 친구들을 자주 봅니다. 매해 전세계적으로 성대하게 열리는 Dragon  Gala에서 중국인들만큼이나 많이 참여하는 비중국인들을 만나고 Chinese New Year이라고 불리는 우리의 설날이 올때마다 혼자 Asian New Year이라고 주위 사람들에게 알려 보지만 혼자의 목소리는 작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런던 한인 여러분, 저희 모두가 한국인이거나 한국인의 후손임이 변하지 않듯이 여러분 모두가 한인회를 함께 이루어가는 주인으로써 함께 봉사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상황이 여의치 않으시고 어려우시더라도 한인회에 관심을 가져주시고 참여해 주세요. 마음 가는데 시간과 돈이 가는 것이 이치이듯이 한해 가족당 40불씩인 한인회비 내주시고 세금혜택도 보시면서 설날엔 오셔서 떡국도 드시고 골프대회에서 실력도 뽐내시고 광복절 행사에 자녀분들과 오셔서 의미있는 시간도 보내시면 좋겠습니다. 영사업무에 오셔서 직장 일차 내가면서 봉사하는 임원들 응원도 좀 해주시고 총회에 나오셔서 한인회임원들과 봉사자들이 잘 하고 있나 보시고 의견도 내주셨으면 합니다.

짧은 임기이지만 남은 임기동안만이아니라 그 이후에도 임원이나 봉사자로 다음과 같은 일을 하려고 합니다.

첫째, 한인회의 내실을 다지고 소속감을 증진시키는데 중점을 둘 것입니다. 런던에 계신 분들중에 한인회가 있는줄도 모르시거나 회비 내라고만 하는 한인회로 잘못 알고 계신 분들이 많은듯 합니다. 서두에 언급한 말씀들을 이유로 앞으로의 활동들을 통해 런던 한인회에 소속감을 가져 주시길 원합니다. 그러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이 한인회관을 마련하는 것입니다. 선배님들께서 모금하신 건축기금과 지원금들을 모아 날로 상승하고 있는 런던 부동산 가격때문에 회관마련이 불가능하기 전에, 현재 임대하여 사용하고 있는 임시회관을 최대한 활성화하여 실질적인 회관운영 계획과 실적을 가지고 런던 한인회관을 마련할 것입니다.

두번째로 선배님들과 어르신들에게 정성을 다하는 한인회를 만드려고 합니다. 지금까지 한인회를 위해 애써주시고 관심을 가져주시는 어르신들을 위해, 노인회를 통해 현재 운영되고 있는 서예반 등과 같은 프로그램과 효도관광 지원뿐 아니라, 장차 한인회관에 어르신들을 위한 공간을 꼭 마련하고 어르신들이 즐기실 수 있는 프로그램들을 운영하겠습니다. 그리고 장례가 있을시 한인사회에 알리고 정중히 조문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세번째로 어린이들과 2세, 3세, 그리고 한인 입양자녀들에 대한 한글/문화 교육을 통해 한인분들의 세대간 소통이 가능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기존에 운영되고 있는 교육청 한글학교와 한국어교육재단과 긴밀히 협력하여 우리 아이들의 한글 교육에 앞장서고, 이에 더해 2,3세 성인반 한글학교 운영과 한국문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자 합니다.

어르신들과 청장년 분들께서 이러한 프로그램에서 봉사해 주신다면 차세대에게 지혜와 교훈을 주실수 있는 기쁨이 되실줄로 믿습니다. 특히 오래 이민 생활을 해오신 어르신들과 달리 저희 청장년층과 차세대들은 한인회에 대한 소속감과 애정이 적습니다. 이런 어린이 관련 프로그램과 2,3세 네트워크를 통해 선배님들과 같은 마음을 가질 수 있는 기회로 삼고자 합니다.

네번째로 런던에 새로 오시는 유학생 가족분들과 이민을 하시려고 하시는 분들을 위해 작게나마 도움이 되려고 합니다. 워낙 개개인의 상황과 needs가 달라 현재의 한인회로써는 부족한 점이 많지만 가장 고민이 되는 영어문제를 위해 기본 회화나 이민에 관련된 IELTS스터디 그룹등을 조직하여 도움이 되고자 하니 선생님 또는 Organizer로 봉사하실 의향이 있으시거나 관심있으신 분들은 연락 주세요. 이에 더해 전문가분들을 초청하여 이민 세미나, 교육 세미나, 직업 세미나 등을 마련하고 정보교환의 장을 마련하고자 하니 많은 참여 부탁드립니다.

마지막으로 한인회는 한인들의 대표로 지역사회에 참여하고 봉사하여 한인들의 위상을 높이는데 최선을 다하려고 합니다. 선배님들께서 50년이 넘도록 런던땅에 열심으로 살아오시면서 우리에 대해 알려왔음에도 불구하고, 유학생들 포함 잠정 런던 인구의 1%인 삼천명이 넘는 한인들이 있음에도 많은 사람들이 우리에 대해 많이 알지 못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선배님들께서 시도해오셨듯이 한인회는 LMCA(London Multicultural Association)의 일원으로 다른 다문화 민족들과 함께 Culture Days 행사와 같이 지역사회에 한국문화와 전통을 알리는 기회를 가져왔습니다. 특히 올해는 캐나다 150주년을 맞아 평년보다 큰 규모의 다문화 이벤트를 준비하고 있으니 많은 참여 부탁드립니다. 또한 작년말 한인 여성합창단 공연 수익금중 일부로 London Women’s Community House 를 지원한 것과 같은 활동을 통해 한인들이 지역사회에 공헌하고 있다는 것을 알리려고 합니다. 저희 행사때마다 지역 정치인들과 요인들을 초청함으로 우리의 문화도 알리고 혹시 목소리를 낼 필요가 있을때, 한인이 어려움에 처했을때 한인회를 통해 수월히 도움을 요청할 수 있도록 하고 있고 앞으로도 이 노력은 계속될 것입니다.

이 말씀을 마지막으로 긴 글을 마무리하려 합니다. 저는 서울에서 자랐지만 조부모님댁에서 지냈던 어릴적 시절이 그리울 때가 많습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아 지지고 볶지만 한동네 사람들끼리 사정 다 알고 어른을 보면 인사하고지나가는 차만 봐도 누구인지 알아보고 누구 부모님인지 형제인지 아들딸인지 다 알아보는 곳이었습니다. 어려울땐 서로 돕고 어르신들이 유치원 위에 있는 양로원 앞마당 나무그늘에서 시끄럽게 뛰노는 아이들을 보며 웃으시고 때때로 꾸중하시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아마 런던 한인분들이 다 모이면 그 마을정도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한인회를 먹고 살만하니 나서고 싶어하는 몇몇 사람들의 모임으로 생각하지 말아 주세요. 제가 놀라는 것은 개인적으로 만나뵙고 말씀 나누어 보면 거의 모든 한국분들이 한인회에 관심 있어하시고 뭔가 기여하고 싶어하신다는 겁니다. 선뜻 그러시지 못하는건 아마도 너무 많은 책임을 지게 될까봐 부담스러워서 그런것이 아닌가 합니다. 그런 부담 가지지 마시고 참여 하시고 싶으신 만큼 사정 되시는 만큼만 같이 동참해 주신다면 서로에게 다 도움이 되고 크게 보이는 일도 백지장처럼 들 수 있을거라고 확신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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