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마트 법률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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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석 변호사의 법률교실 jpark@parkslaw.ca 2014.12.05

변호사를 만나기 전에 많은 분들이 가장 걱정하는 것 중에 하나가 수임료입니다. 2012년도 조사결과로는 온타리오에서 로스쿨을 졸업한지 1년이 안되는 신입 변호사들이 요구하는 평균 수임료가 시간당 234불이고 경력이 10년 넘는 변호사들은 시간당 400불이 넘었습니다. 이런 환경에서 저렴한 법률 서비스를 자랑하는 로펌 하나가 유명한 디스카운트 전용 스토어인 월마트 안에 들어왔습니다. 월마트 법률사무소, 과연 성공할까요?

“정의는 돈이 있는 자들만 가지고 있는 권리이다.” 라는 말을 들어보셨을 겁니다. 현재 온타리오주에서 민사소송이 재판까지 갈 경우에 드는 변호사 비용을 보면, 만약 재판이 이틀 동안 갔을 경우 변호사비가 평균 $30,624이고, 재판이 만약 5일 동안 갔을 경우 변호사 비용이 평균 $58,766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런 비용문제들로 인해 변호사를 선임할 수 없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법원에서 변호사 없이 본인의 사건을 직접 대변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습니다. 한 온타리오주 법정에서 활동하는 어떤 판사는 자기가 담당하고 있는 가정법정에는 약 40%의 소송 당사자들이 변호사가 없이 법원에 나타난다고 작년에 맥클랜드 신문사에 알렸습니다. 변호사가 없을 경우 당사자들은 재판규정법이나 증거법을 철저히 모르므로 피해를 볼 수가 있고 또 자기가 전달하고싶은 주장을 못하고 올바른 판결조차도 받지 못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또 소송당사자들이 변호사 없이 법정에서 붙었을 경우에는 원래부터 긴 소송이 더 길어질 가능성이 많고 재판장도 인내가 한계에 달할 수가 있습니다. 오타와에서 한 피고인인 제이미 라이언은 이혼을 한 후 자녀의 양육권에 관한 소송으로 변호사에게 약 3만불을 지급하고 재판까지 갔으나 결국은 자녀를 전처에게 빼앗기고 그 이후로부터는 변호사 없이 혼자 대변하기로 결심했습니다. 그는 작년 인터뷰에서 말하기를 변호인 없이 법정에 섰을 경우 판사들이 자기를 죄인으로 취급하는 것처럼 느꼈다고 말했습니다.

이런 환경에서 탄생한 월마트 로펌이 요즘 화제가 되고 있는데요, 토론토가 베이스인 엑세스 로펌은 작년에 데뷔하고 체인점들은 월마트 가게 안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공식적인 이름은Axess Law이지만 많은 사람들은 그냥 월마트 법률사무소라고 쉽게 부릅니다. 아직은 체인점들이 많지는 않지만 로펌 대표인 마크 모리스에 따르면 체인점을 계속 확장할 계획입니다. 엑세스 로펌은 간단한 법률서비스를 그 자리에서 바로 제공합니다. 엑세스 로펌에서는 즉석 유언장을 99불에 작성할 수도 있고 공증이 필요할 경우 첫장은 25불에서 시작해서 다음 장은 19불입니다. 로펌의 메뉴를 더 살펴보면 사무변호사가 맡고 있는 일은 거의 하고 있습니다. 예를들어 자기 비즈니스나 주식회사를 설립하기 위해 필요한 서류들을 작성하는 것이 약 129불에서 시작해서 349불까지이며 간단한 위임장은 59불에서부터 시작하고 부동산법은 물론 합의 이혼서류들도 즉시 마련하고 있습니다. 월마트 안에서 법률사무소 일을 보기에는 아직도 익숙하지는 않지만 시간이 지나면 아마 익숙해지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지금은 가정의사 클리닉들도 약국과 연계되어있는데도 많이 있고 쇼핑몰 안에도 의사 클리닉들이 많이 들어와 있습니다. 예전만 해도 의사를 만나려면 반드시 사전예약이 있어야만 했고 지금의 walk-in-clinic들도 그 당시에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습니다. 이와 같이 월마트 법류사무소나 쇼핑몰 법률사무소들이 미래에는 많이 보이지 않을까 추측해봅니다. 아직도 변호사를 만나는 데에 비용 때문에 큰 부담을 느끼는 분들이 많이 계시리라 생각합니다. 월마트 안의 법률사무소들은 고객들이 쇼핑을 마치고 주차장으로 나가기 전에 잠깐 들어가서 자문을 구할 수도 있고, 사전예약 필요없이 즉석에서 서비스받을 수 있습니다.  간단한 계약서나 각서가 필요할 때에도 편리하고 부담없이 들어갈 수 있습니다.

그럼 만약 이런 쇼핑몰 로펌들이 늘어난다고 하면 다른 로펌들에게는 어떤 지장이 있을까요? 아마도 이런 로펌들을 찾아가는 고객은 기업의 대표가 아닌 개인들일 것입니다. 지금 법률문화를 보면 모든 법을 다루는 제네럴리스트라 변호사들은 많이 없어지고 있습니다. 법도 복잡해지면서 전공분야가 있는 스페셜리스트 변호사들이 많아집니다. 쇼핑몰 로펌은 제네럴리스트들이 간단히 제공할 수 있는 법률서비스를 저렴한 가격에 제공할 수는 있으나 복잡한 이슈가 있을 경우에 필요한 전문변호사나 로펌들에게는 큰 지장이 따로 없으리라 생각합니다. 월마트 스타일의 법률사무실들은 변호사 비용이 부담스럽거나, 간단한 상담이 필요하거나, 어떤 전문변호사를 찾아야할지 referral이 필요하는 등의 간단한 서비스들을 저렴한 가격에 제공할 수 있기 때문에 일반에게 편리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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