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안 고메시의 스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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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석 변호사의 법률교실 jpark@parkslaw.ca 2015.07.17

캐나다의 ‘래리 킹’이라고도 평가받고 있던 ‘지안 고메시'(CBC라디오 ‘Q’코너 진행)는 2000년 이후 본격적으로 TV와 라디오에 출현하게 되는데, 2007년부터 Q라고 불리는 문화토크쇼를 만들고 그 프로그램의 피디 역할을 하면서 호스트로서 직접 출연하게 됩니다. 고메시의 Q 프로그램은 캐나다의 KBS라고 할 수 있는 공영방송 CBC라디오에서 매일 90분 동안 방송되었고 캐나다 뿐아니라 국제적으로도 인지도가 있는 방송이었습니다. 심지어 미국에서는 약 170여개의 방송국들이 Q를 2014년까지 중계방송해왔고 고메시는 북미의 문화예술계의 유명인사들을 자주 인터뷰하며 날카로운 통찰력을 가지고 재치있는 인터뷰를 하곤 했습니다. 그런데, 2014년 10월 26일에 성추문으로 인해 고메시는 CBC에서 해고되고 지금도 그 스캔들이 캐나다 미디어에서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지안 고메시의 스캔들이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그리고 형사소송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2014년 봄에 토론토 신문사에서 지안고메시가 전 여자친구한테 성폭행했다는 용의를 두고 기사가 났고 나름대로 심층 기사가 진행됩니다. 이때부너 고메시는 CBC 방송국에 토론토 스타에서 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오픈하고 본인은 절대로 상대방이 동의하지 않는 성추행은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CBC에서는 처음에는 아무런 조치도 없었습니다. 다만 성추문이 보도되면서 피해자들은 늘어나고 10월 23일 CBC에서는 지안고메시가 한 여성에게 신체적인 상해를 입힌 증거를 확인했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리고 그 다음날 CBC 대변인은 지안고메시가 휴가를 낸다며 Q 방송도 즉시 중단했습니다. 이틀 후인 10월 26일 두시경 CBC는 대변인을 통해 지안 고메시가 해고되었음을 공개적으로 발표했습니다. 그리고 그날 세시경에 고메시는 대형 로펌을 선임하여 CBC를 고소합니다. 그 이후 나흘동안 미디어에서는 성추문에 대한 기사가 나옵니다. 하지만 10월 30일 토론토 경찰청장 블레어는 미디어 리포트는 쏟아져 나오지만 고메시가 범죄행위를 저질렀다고 신고하는 피해자는 나오지 않았다며 만약 피해자가 있다면 경찰서로 신고하라고 촉구했습니다. 여기서부터 궁금한 점들이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CBC 방송국의 의견에 따르면 고메시가 한 여성에게 신체적인 상해를 입혔다는 이유로 해고를 했고 또 미디어 기사들에도 고메시가 연애 중 성폭행을 했다고 보도되는데 경찰은 아직 성폭행 혐의로 기소를 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미디어에 따르면 11월 1일까지 세명의 피해자들이 나타났다고 하는데도 고메시는 형사기소가 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11월 7일까지 총 10명의 피해자들이 나타났다고 하는데 아직도 경찰은 고메시에 대하여 기소는 물론이고 아예 소환한 적도 없다는 것입니다.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10명이나 되는 상황에서 아직도 기소가 되지 않았다는 것은 의아하기만 합니다.

성폭행의 정의는 캐나다 대법원에서 1999년에 나온 한 판결문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성폭행은 성적인 관여가 있는 폭행으로서 동의하지 않은 터치가 있었을 경우 성립하는데, 지금 캐나다 형법제도에서는 성폭행을 아주 보수적으로 다루기 때문에 심각한 폭행이 없더라도 남자가 여성에게 폭행을 했다는 신고만 접수해도 물질적 증거가 없이 일단 기소부터 먼저 하는 것이 관행이 되어있습니다. 이런 배경에도 불구하고 아직 기소되지 않았다는 것은, 어쩌면 피해자들의 진술 내용에 대해서 신뢰가 가지 않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예를들어,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루시 드카투어는 TV인터뷰에서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은 하지만 그러고 나서도 고메시와 계속 연애를 했다고 합니다. 만남 초기 식사를 하고 고메시의 집으로가서 애정행위를 하는 도중 놀랍게도 갑자기 고메시가 목을 조르면서 얼굴을 때렸다고 했습니다. 이해가 안되는 점은, 드카투어에 의하면 ‘그만하라’는 이야기를 했는지 기억은 안나지만 어쨋든 그 이후에는 아무 폭력적 행위가 없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후 한시간이라는 시간을 소파에서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나누다 헤어졌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그날 이후 계속 연애를 계속했다고 합니다. 첫 데이트에서 폭행을 한 남자랑 왜 계속 사귀었을까요? 왜 경찰이 아니라 미디어에 고발을 할까요?

형사 변호사 입장에서는 이런 증거만 가지고 형사재판으로 갔을 경우 유죄판결이 나오기는 불가능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제 의견으로는 기소가 될 때까지 고메시와 그 변호인은 아무런 대응이 없을 것이라 추측됩니다. 만약 기소가 된다면 고메시의 변호인은 고메시가 동의하지 않은 성추행을 했다는 합리적인 의심을 증명할 증거가 검찰에는 없다고 주장할 것이라 봅니다. 지안 고메시가 과연 기소가 될지도 의심스럽지만 설사 기소된다하더라도 사건이 오래가기는 힘들 것이라 추측해봅니다.

<편주: 실제로 지난 5월 12일 검사측은 증거불충분으로 첫번째 건의 기소를 포기하였습니다. 우리 주위에는 확인되지 않는 추측성 소문으로 피해입는 사람이 종종있습니다. 특히 성적인 소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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