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캐나다 수도 오타와에서 29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의무화에 반대하는 트럭 운전사들의 항의 시위가 열렸다고 일간 뉴욕타임스와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트럭 운전사 등 수천명은 이날 오타와의 국회의사당 주변 도로와 눈 덮인 잔디밭 등에서 백신 의무화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다.
‘자유 호송대’ 또는 ‘자유 집회’라고 명명된 시위대는 당초 미국을 오가며 운행하는 트럭 운전사들을 상대로 백신 접종을 의무화한 조치에 항의하기 위해 조직됐다.
그러나 이날 시위 현장에서 구호나 깃발·표지판에 적힌 문구를 통해 드러난 불만은 정부의 방역 조치 전반에 걸쳐 있었고, 트럭 운전사 외에 정부 정책 전반에 불만을 가진 사람들도 합류했다.
시위에 참가한 사바 비지는 자신의 가족 가운데 유일하게 생활비를 벌고 있는 사람이라며 백신 의무화로 국경을 넘을 수 없게 되면서 일을 할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비지는 백신이 위험하다며 “나는 백신을 거부한다”고 말했다.
대니얼 배지넛은 “단지 백신에 관한 것만이 아니다. 방역 의무화 조치를 전부 중단하라는 것이다”라고 밝혔다.
캐나다에서는 집회를 앞두고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과격한 발언들이 나오며 치안 당국을 긴장시키기도 했다. 개중에는 미국에서 지난해 1월 6일 발생한 의사당 폭동 같은 의회 공격을 주문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다만 시위 주최 측은 이런 요구를 비판했다.
또 시위의 취지에 동조하는 사람들이 모금 사이트 ‘고펀드미’를 통해 돈을 기부해 약 800만 캐나다달러(약 76억2천만원)의 기금이 조성됐다. 시위 주최 측은 이 돈을 참가자의 연료비 지원 등에 쓰기로 했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이날 안전 우려에서 오타와 시내에 있는 관저를 비운 것으로 현지 언론은 보도했다.
트뤼도 총리는 앞서 국경을 넘나들며 일하는 트럭 운전사의 약 90%는 이미 백신을 맞았다며 이들 시위대가 비주류 소수에 지나지 않는다고 밝힌 바 있다.
또 미국 정부도 지난 22일부로 국경을 넘어오는 캐나다 트럭 운전사를 상대로 백신을 의무화해 설령 캐나다 정부가 이 조치를 철회하더라도 실효성은 없다고 NYT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