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 캐나다 기숙학교 건에 대해 사과… “하느님의 용서 구한다”

387

캐나다에서 기숙학교가 폐쇄된지 25년이 지난 시점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은 교회와 국가가 후원하는 기숙학교 시스템으로 인해 원주민들에게 중대하고 지속적인 피해를 입힌 것에 대해 사과했다.

190명 이상의 원주민 생존자, 원로, 기록 담당자, 청소년 및 지도자들이 청중으로 함께한 생중계에서 교황은 일주일 동안 줄곧 그들로부터 전해들은 학대, 고난, 차별에 관한 이야기에 대해 “깊은 슬픔”을 느꼈다고 말했다.

교황은 금요일 캐나다에서 건너간 청중으로 가득찬 실내에서 “이 모든 것으로 인해 나는 분노와 수치라는 두 가지 감정을 매우 강하게 느꼈다”고 말했다. “악을 받아들이는 것은 옳지 않기 때문에, 그리고 마치 역사적 과정의 불가피한 일부분인 양 악에 익숙해지는 것 역시 옳지 않기 때문에 나는 분개한다.”

“이 모든 것은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에 반대되는 행위이다. 해당 천주교인들의 비참한 행실에 대해 하느님의 용서를 구하며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교황은 자신의 “형제들”(캐나다 가톨릭 주교회의 임원 6명)과 함께 원주민의 용서를 간구했다고 말했다.

이날 모임으로 교황은 캐나다에서 로마로 1주일 간 파견된 원주민 대표단과의 역사적인 만남을 마감했다. 참석한 많은 사람들은 밝은 리본이 달린 원주민 예복을 입고 교황이 그들의 문화, 영성 및 언어의 풍성함을 칭찬하는 것을 듣고 지켜보았다. 그는 원주민들의 공동체 의식, 가족적인 깊은 뿌리, 땅에 대한 세심한 배려에 대해 언급했다.

교황은 이익과 탐욕에 따른 “이데올로기적인 식민화”가 오늘날 세계에 만연해 있으며, 민족들과 그 역사와 전통에 대한 관심은 희박해져간다고 덧붙였다.

“나는 또한 많은 가톨릭 단체, 특히 교육적 책임이 있던 단체가 이러한 일에 관련되어 당신들에게 상처를 주고 학대를 가했다는 것, 그리고 당신들의 정체성과 문화와 영성적 가치에 대한 존중의 부족을 드러냈다는 것에 대해 부끄러움을 느낀다.”

캐나다의 기숙학교 시스템은 원주민의 정체성을 지우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150,000명 이상의 원주민 아이들을 강제로 입학시키고 그들의 가족과 문화를 빼앗았다. 약 4,000~6,000명이 학대, 질병, 영양실조 및 기타 요인으로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며 수많은 사람들이 사제와 수녀에게 신체적이고 성적인 가해를 당했다.

성 베드로 대성당 밖에서는 캐나다 전역에서 온 원주민들이 바티칸 오벨리스크 주변에서 원형 민속춤을 추며 이번 대표단의 성공을 축하했다. 교회 당국자들, 관광객들과 이탈리아 주민들이 손을 잡고 같이 합류하기도 했다.

금요일 교황은 캐나다에 있는 원주민 가족들을 방문하기로 약속했다. 기숙학교 생존자들은 교황이 캐나다 땅에서 다시 사과해주기를 요청했으나 여기에 대해서는 교황은 그 여부를 밝히지 않았다. 대신 그는 그들에게 가지고 있는 자신의 친밀함을 더 잘 표현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교황은 대표단이 요구했던 ‘비기독교인들에 대한 거주지 이동과 파괴적 행위에 단서를 제공했던 차별적 교황령의 철회’ 등에 관해서도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캐나다 가톨릭 주교회의는 교황이 그 요청을 숙고하고 있다고 답했다.

한편, 캐나다 교구와 바티칸 국무장관은 기숙학교와 관련하여 소장하고 있는 모든 문서를 공개하는 데에 합의했다.

NO COMMENTS

LEAVE A REP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