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을 통해 자녀와 소통하는 방법

1110

<미술치료사/ 비아 조>

2016 병신년을 보내고, 2017 정유년을 맞이하면서 성탄절, 신년행사 등 그 어느 때보다 더 바쁘게 지내는 1월. 어느새 1월 중순이 다가왔다. 신체적으로는 ‘ 유행성 감기’ 환자가 급증하고, 정신적으로는 새해라는 의미조차 부담스러워 하며, 자기와는 다른 세상의 것이라 여기면서 ‘마음의 감기’를 앓으며 이 시간에도 많은 이들이 힘들게 살아가고 있다.

특히, 우울증은 매년 환자의 수가 늘어나는 추세인데, 소아, 청소년의 우울증이 의외로 많고, 성인 우울증과는 다른 양상이 보이기 때문에 더욱 심각성이 우려된다. 내 자녀들이 뭐 우울하기까지 하겠나? 흔히들 내 아이만은 우울증이라는 카테고리에서 제외된 것으로 생각하고 싶은 것이 모든 부모의 마음일 것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3,4세 유아기에도 우울증이 보고된 사례가 있고, 청소년기에 우울증을 앓고 있는70%가 크고 작은 자살시도, 게임중독으로 힘들어하는 현실이다.

게임을 즐기는 한 청소년에게 “너는 왜 게임 할 때에만 웃냐?” 하고 물었을 때에 그 소년은 게임에 집중하다 보면, 내면에서 올라오는 불안감, 초조감을 느끼지 않게 되고, 아무런 잡념이 생기지 않아서 웃을 수 있다고, 그래서 게임은 하루 종일 하여도 힘들지 않다고 답하는 청소년을 보면 나도 모르게 공감하게 되었다.

오늘날은 표현의 능력에 따라 성공이 결정 된다고 하는데, 내면의 소리조차 듣고 싶지 않아하고 자기 생각이나 경험을 표현하는 것이 부담스럽다고 하니 이러한 청소년들이 어떻게 다양한 사람들과의 만남 속에서 살아 갈 수 있을까?

그래서, 필자가 이번 호에 다루고 싶은 주제가 바로 ‘그림을 통한 내 자녀들과의 소통의 길’이다.

첫째, 자녀와 함께 그림퍼즐을 맞추면서 충분한 대화의 시간을 가지라.

요즈음 가정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장면이 자녀들과 대화하는 모습보다는 자녀들의 지나친 게임으로 인한 격한 언쟁과 행동을 하는 모습을 보게 된다. 그러다 보니, 대화는 단절되고 가족간의 대화나 소통은 생각 하지도 못하는 실정이 되었다. 그러나, 부모는 자녀와의 함께 하는 시간이 무척 소중하다. 그 소중한 만남을 잘 유지 하기 위해서는 부모들은 자녀에 대해 깊은 신뢰심을 최우선적으로 지녀야 하며, 자녀의 눈높이에서 자녀들의 말을 청취하고, 눈 높이 언어로 대화를 하여야 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공통의주제가 필요한 것이다. 그 공통의 소재로서 ‘그림 퍼즐’을 사용하면 좋겠다. 그림은 색상과 형태로 구성되어 있어서, 그림 속의 색상이 빛을 통해 뇌 속의 시상하부를 자극하게 되고, 좋아하는 색, 필요한 색을 접하다 보면 면역체계에 영향을 준다. 또한 풍경화를 보면서 ‘이렇게 살고 싶다.’ ‘이렇게 휴식하고 싶다.’라는 치유효과(Placebo)도 갖게 된다. 나의 경우에는 그림을 그리면서 내가 갖고 싶은 것을 가지게 되었고, 내가 되고 싶은 나의 모습을 그려가면서 나의 꿈을 이루어나갔다. 내가 그리는 색상과 형태는 미래의 자기 암시효과로 큰 영향을 주게 된 것이다.

둘째, 자녀들과 명화 감상의 시간을 가지라.

세계 여행가인 한비야씨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들었는데, 퇴근하시고 온 아버지와 함께 세계지도를 보면서 ‘나라 찾기’ 놀이를 자주 하였다고 한다. 그 부친의 영향으로 그녀는 일찍부터 세계를 보는 눈이 생겼고, 여행가의 꿈도 생겼다고 하였다. 또한, 1980년대 택시 안에서 월리엄 부게로의 “작은 소녀”라는 그림을 흔히 볼 수 있었다. 그 그림 하단에는 ‘오늘도 무사히’라는 글귀와 함께 있었다.

칸딘스키의 ‘확고한 분홍’, 모네의 ‘푸른 절벽 위의 산책’, 파울 클레 ‘황금 물고기’ 등 수많은 명화를 함께 보면서 서로의 감정과 느낌을 소통하다 보면 자기 암시효과(Auto suggestion), 자기 충족 예언 효과 (Self-Fulfilling Prophecy)을 통하여 자녀들과 언어 소통의 주제가 다양해지게 되고, 자녀들의 마음속에 자리잡고 있는 불안, 공포, 두려움이 무엇인지도 파악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

정보화 시대에서 많은 이들이 정보를 알고 있으면서도 막상, 자녀들의 진심을 제대로 파악조차 하지 못하고, 그 자녀들과 서로 소통할 수 없다면, 그 정보의 힘은 아무 소용이 없다고 부모들에게 필자는 말하고 싶어진다. 자녀들이 행복하기를 바라고 원한다면 그 자녀들에게 따뜻한 접촉과 소통을 통하여 그들의 문제점을 표현하도록 소통의 장을 만들어주어야 한다. 서로의 마음을 언어로 말하는 생각의 소통과 음악, 미술 등 다양한 소재를 통하여 자녀들 미래의 삶에 풍성한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하는 표현의 소통 등 다양한 방법으로 소중한 인간관계를 유지하도록 오늘도 그 시간을 자녀들과 함께 공유하였으면 좋겠다. 또한 우리들의 미래를 위해 오늘도 부모와 자녀간에 30분 나누기를 적극적으로 추천하고 싶다.

NO COMMENTS

LEAVE A REP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