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nds Off

1151

(특별기고: 김정현  (김쌤 통역519-318-9475)

가끔씩 학교에 통역을 갑니다. 개구쟁이 남자 아이가 캐네디언 애들과 친해지고 싶어서 툭툭 치는 게 문제가 되었어요. 언어가 안되니까 몸으로 말해 볼려고 노력을 했던 거죠. 우리 아이의 몸 언어는 “야, 나랑 좀 놀아줘~” 였어요. 그것 뿐이었죠. 내가 니네들처럼 쏼라쏼라 잘 못하자나…

나랑 같이 놀 사람?!

@#$%^&*… 아쒸… 그런데 얘들은 온지 얼마 안되는 눈 쬐깨난 동양 남자애가 와서 막 건들고 치고 지나가니깐 싫었던 거죠.

“Stop touching me~”

“Leave me alone~”

한국 남자애는 급기야 마음의 상처를 받았고 집에 가서 울었어요.

‘애들이 나 싫어 한다’고…

아들이 학교 적응을 잘 못하는것 같으니 그 부모 마음이 얼마나 찢어지겠어요. 막상 인터뷰 신청을 해서 우리 아들이 인종 차별을 받는다고 항의하려고 갔는데 선생 왈… “니네 아들이 반 친구들을 괴롭힌다…”

듣고 보니 씁쓸하지요. 캐나다 좋은 나라인줄 알고 왔는데 다민족이 모여 사는 Multiculturalism이 지네들 자산이니 어쩌고 떠들더니 다른 나라에서 살다 온 자기 반 학생 문화를 이해하려 들지도 않고 로마에 왔으니 로마법을 따라라… 이거냐?

속이 부글 부글 끓어요. 한국에서 이것저것 다 정리하고 왔는데 다시 돌아가야 하나 고민되죠.

그럴 때는 이렇게 이해해 주세요.

왕따나 학교 폭력에 대해 무관용 원칙(Zero Tolerance Policy)를 표방하는 캐나다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첫째로 강조하는 것이 Hands Off 입니다. 상대방 몸에서 손을 떼라는 거죠. 허락 없이 건들지 마라에요 한마디로…

그대신 학교 폭력에 대한 대처나 처벌은 아주 강합니다. 그리고 또 조금씩 친해지면 자기네들끼리 어깨동무도 하고 다니니, 사실 그때까지만 조심 하면 되거든요. 그러니 다른 문화권에 와 살면서 너무 열받지 마시고요. 얘네들은 이런 생각으로 사는구나… 넓은 마음으로 이해해 주시면 되요. 다 좋을수 없잖아요. 머리 좋고, 이쁘고, 키크고, 날씬하고, 현명하고, 지적이고, 학벌좋고, 내 말 잘듣고, 돈 잘 벌어 오면서 요리 잘하는 여자 없어요…

그래도 미세 먼지 피해서 여기까지 오셨으니, 일년 반 살면 애들 하나당 우유 값 꼬박꼬박 주는 나라니, 공부에 입시에 애들 스트레스 덜 받고 살고 있으니,

좋은 점만 보면서 오늘도 여기서 힘차게 살아보자구요.

Look at the bright side…

 

NO COMMENTS

LEAVE A REP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