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재연 Re+리플러스 대표
Q: 약속시간에 매번 늦는 친구 때문에 화가 납니다. 말하자니 쪼잔한 거 같고 참자니 폭발할 거 같습니다.ㅠㅠ
A: 어느 정도의 불편함은 그냥 이해가 되는 수준도 있죠. 그런데 작은 불편함이 쌓이다 보면 화만 나는 것은 아니에요. 어떤 사람은 우울해지기도 해요. 바보같이 나는 왜 말을 못하지? 맞어 내가 문제가 있어. 이렇게 반응을 하는 사람들도 있어요. 어떤 사람은 한 번 두 번 쌓이다 보면 처음엔 괜찮았지만 이게 터져서 화가 날 것 같은 때도 있겠죠. 그 타이밍을 우리가 좀 잡는게 중요할 것 같아요. 모든 것을 얘기하실 필요는 없더라도 아 이게 나한테 지금 어느 정도 불편함으로 다가오고 있구나. 이쯤에서 내가 더 참다가는 저 사람하고의 관계에 있어서 내가 원하는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가 힘들겠다라는 판단이 올 때에는 그때는 얘기하실 타이밍일 거 같아요.
근데 어떤 관계에 있어서 제가 못마땅하거나 불편한 일을 좀 경험하게 되면 첫번 째로 우리를 딱 가로막는 게 우리 인간의 기본 욕구 중에 좋은 사람이 되고 싶은 마음이 있어요. 그래서 인정받고 싶고 사랑 받고 싶고 내가 좀 좋은 사람으로 보여지고 싶은 그런 마음이 있는데 그런 마음을 갖다 보면 좀 불만이 있거나 속상한 일이 있어도 알아주겠지 하고 참아요. 근데 알아주지 않죠. 그래서 우리가 좀 표현을 할 필요가 있는데 참다가 표현을 하게 되면 그게 좀 좋게 나간다기보다는 공격적이거나 판단하는 말로 나갈 때가 많아요. 근데 그렇게 판단하는 말로 나가면 듣는 사람은 그것을 공격으로 다시 받아 치거나 변명을 하는 식으로 반응하는 경우가 있어요. 예를 들어서 친구가 이제 약속에 늦었는데 야 너는 왜 이렇게 맨날 시간에 늦니? 도대체 넌 생각이 있는 거니? 이렇게 얘기를 한번 했다고 해 봐요. 그럼 그거를 듣는 사람은 어떤 식으로 나오냐면 내가 또 얼마나 맨날 늦었다고 그래. 내가 정말 맨날 늦었니? 이렇게 나오거나 아니면 그게 아니라… 그게 아니라…하게 돼요. 이 ‘그게 아니라’가 굉장히 사람을 더 화나게 만드는 말이거든요. 버스가 늦었어, 차가 막혔어, 뭐 이렇게 얘기 한다는 거죠.
우선 이런 경우에 제 경험상으로는요 좀 하나 짚고 넘어가야 될 필요가 있어요. 우리가 뭘 원하는지를 표현하는 것을 우리는 상대에게 부담을 준다고 생각을 하거든요. 우리가 뭘 원하는지 얘기를 해주는 것은 사실은 상대방과의 관계를 더 좋게 만들 수 있는 윤활유가 되고 선물이에요. 내가 뭘 원하는지 알면 상대가 더 편안해지거든요. 그래서 알아서 해주기를 바라는 것이 아니라 내가 뭘 원하는지 말하는 것은 상대에 대한 나의 선물이라는 것을 우리가 먼저 알면 좋겠어요.
그럼 이제 두번 째는 이제 그건 알았는데 어떻게 표현하는지가 되게 중요한 문제잖아요. 아까처럼 넌 왜 맨날 늦고 그래 이렇게 대화를 시작하면 상대는 그게 별로 내 마음을 알아주지 않을 거에요. 내가 원하는 것을 이야기하는 게 굉장히 중요하거든요. 예를 들면 인제 친구가 30분을 늦었어요. 그런데 점점 화가 나요. 못마땅하고. 이걸 참을까 말까 고민을 하다가 안되겠어요. 이번엔 얘기를 해야겠어요. 만약에 얘기를 하기로 선택했다면 내가 이 친구가 제시간에 오면 뭐가 좋은지를 먼저 생각할 필요가 있겠죠. 친구가 제시간에 오면 뭐가 좋겠어요? 만약에 이 친구랑 재밌는 영화를 보고 싶었다면 그리고 영화 표도 깜짝 선물을 해주려고 내가 준비를 했다면 뭔가 좀 깊고 친밀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게 나한테 되게 중요했을 거란 말이죠. 그럼 친구가 왔을 때 ‘야 너 왜 맨날 늦어’ 이렇게 얘기가 나가는 게 아니라 나는 너랑 정말 즐겁고 좋고 행복한 시간을 좀 보내고 싶어. 나는 네가 좀 제시간에 와서 내 시간도 좀 존중 받았으면 좋겠어. 이렇게 표현을 하는 거죠. 그래서 다음 번 우리 만날 때는 제시간까지 와 줄 수 있겠어? 만약에 네가 부득이해서 늦는다면 최소한 나한테 한 1시간 전에는 얘기해 줄래? 그러면 나도 내가 좀 다른 것들을 할 수 있는 시간을 좀 가질 수 있겠어. 그렇게 자기가 원하는 것을 얘기하는 방법을 우리가 좀 터득할 필요가 있을 거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