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BS 방송 ‘뉴스 픽’ 편집
최근 영국 BBC 방송이 만든 TV 프로그램이 화제가 되고 있다. 영국 학생들이 한국에 와서 ‘한국식 교육’을 몸소 체험해보는 내용이었다. 국제 학업성취도 평가(PISA)에서 한국이 상위권을 차지하자, 영국 학생들이 이를 배우겠다며 나온 발상이었다.
영국 웨일스 지방에서 태어나 자란 사라, 이완, 토미가 한국 학생들과 각각 짝을 지어 생활해보았다.
서울 강남의 고등학교에 다른 학생들과 똑같은 교복을 입고 등교한 이들이 가장 먼저 놀란 것은 바로 등교 시간이었다. 아침 7시 50분에 자기 자리에 도착한 사라는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다. 이렇게 이른 아침부터 밤 10시가 다 될 때까지 공부한다는 말을 듣고 최대한 따라 해보려고 했지만, 결국 포기하고 일찍 귀가했다.
지각하면 벌로 학교 청소를 하게 되는 것도 이들에게 이색적인 경험이었다. 수업 시간에 지각한 토미와 이완은 예외 없이 대걸레를 들고 복도를 청소했다. 또 영국의 중등교육 자격시험, GCSE의 수학 시험지를 한국 학생들에게 주었더니 예상시간 60분짜리 문제를 15분 만에 풀어내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학교수업이 끝난 뒤 한국 학생 짝과 함께 도서관을 찾은 이완도 깜짝 놀랐다. 이완은 “공공도서관에서 너무나 조용하게 각자 공부에 집중하는 게 인상깊었다”며 “10살도 안 돼 보이는 아이도 공부하고 있었다. 한국인들의 엄청난 학구열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BBC는 학원을 ‘hagwon’이라는 고유명사로 소개하며 한국 학생들의 공부는 학교 수업이 끝난 뒤 본격적으로 시작된다고 소개했다. 학원이라는 곳을 난생처음 와 본 토미는 “학교 수업이 끝나자마자 또 공부한다니 믿을 수 없다”며 “사교육이 과열돼서 정부 차원에서 오후 10시에 모든 수업이 끝나도록 조치했다고 한다”며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다. 영어학원 수업에서 유일한 원어민인 토미는 “한국 학생들이 모든 문제를 맞출 동안 혼자서 네 문제나 틀린 것이 부끄러웠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런 이색적인 경험을 한 세 명의 영국 학생들은 각기 다른 후기를 남겼다. “체육 시간이 있다고 해서 엄청 기대했는데, 그것마저 한 줄로 서서 차례대로 똑같은 스트레칭을 하는 것이었다”라고 의아해했다. 또 “이런 경쟁 중심의 교육 방식이 학생들의 정신 건강에는 결코 좋지 않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한국의 목적 지향적인 교육 방식은 큰 자극이 됐다. 또 선생님에게 깍듯이 예의를 갖추는 학생들의 모습도 인상깊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사진: BBC 방송화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