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하일기’로 유명한 연암 박지원은 17~18세에 우울증을 앓는다. 그는 거리의 민씨 노인을 찾아가 상담한다. “저는 단지 밥을 잘 먹지 못하고 밤에 잠을 잘 못 자는 것이 병입니다.” 그러자, 민옹은 벌떡 일어나서 연암에게 경하한다는 예를 행한다. …. 민옹의 진단은 이렇다. “그대는 집이 가난한데 다행히도 밥 먹기를 싫어하니 재산이 남아돌게고, 잠을 못 잔다면 밤까지 겸해 사는 것이니 다행히도 곱절을 사는 셈이야. 재산이 남아돌고 남보다 곱절을 살면 오복 중에 수(壽)와 부(富) 두 가지를 갖춘 거지.”
(책 ‘동의보감, 몸과 우주 그리고 삶의 비전을 찾아서’, 고미숙 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