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해협, 군사적 긴장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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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원유 수송 30%
  • 트럼프 신의 한 수를 두다

(잡식왕TV) 얼마전 이란 근처 오만해에서 일본 유조선이 공격을 당한 데 이어 이번에는 비슷한 곳에서 이란 측이 미군 무인정찰기인 드론을 격추시키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에따라 호르무즈 해협에서의 긴장감이 절정에 달하고 있다.

<사진: donga.com>

일본 유조선 공격 때와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미국과 이란은 서로 상대방의 잘못이라며 진실공방을 진행하고 있다. 미군 드론 격추는 어떻게 된 일이며 점점 트럼프를 이란이 계속해서 자극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2019년 6월 20일 이란 혁명수비대는 미국의 무인정찰기가 호르무즈 해협과 가까운 이란 남부 쿠흐모바라크 지역의 영공에 무단으로 침입하여 간첩활동을 벌이던 미군 무인기 RQ-4 글로벌 호크를 대공 방어시스템으로 파괴했다고 발표했다. 뿐만아니라 격추 장소까지 구체적으로 나타내는 지도도 공개한데 이어, 이란 혁명수비대 총사령관이 성명을 통해 ‘우리는 전쟁을 바라지 않지만 조국의 방어를 위해 준비태세를 갖췄다’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세계 최강의 군사력을 지닌 미국의 드론을 공격하고 본인들이 직접 이를 발표하는 대담함을 보인 것이다.

미국 중앙사령부도 이같은 사실을 확인하고 곧바로 성명을 발표했다. 역시 이란 측의 주장은 거짓이라는 내용이다. 드론은 국제공역에 있었다, 이란 군이 공역에서 정찰하는 미군 자산을 이유없이 공격했다고 반박했다.

지난달 미국이 항모 전단과 폭격기 편대를 걸프 지역에 배치하면서 미국과 이란 간의 군사적 긴장감이 고조되자 서로를 비방하는 구두 충돌은 끊임없이 있어왔다. 하지만 양측 간의 직접적인 물리적 충돌이 발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트럼프는 ‘이란이 의도적으로 미군을 공격했겠느냐, 이란의 헐렁하고 멍청한 누군가가 저지른 실수일 뿐이다’라며 이 사건을 마치 해프닝이라는 듯 확전을 자제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잠시후 뉴욕타임즈는 이란의 미국 드론 격추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보복공격 명령을 내렸다가 갑자기 취소했다는 보도를 내놓았다. 실제 미국과 이란의 갈등이 전쟁으로까지 확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뒤따랐다. 뉴욕타임스의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 참모진, 군 관계자들과 논의를 가진 후 저녁 7시쯤 이란에 대한 공격 명령을 승인 했다고 전했다. 타겟은 이란 군 레이더, 미사일 시스템 등이었고 미국의 폭격기와 함정 등이 미사일 발사 준비를 마쳤으나 갑자기 취소하라는 명령이 떨어졌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즈는 트럼프 대통령이 갑자기 공격을 취소한 이유와 향후 공격 가능성이 남아 있는지 여부는 불분명하다고 전했다. 백악관은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어서 명확하게 해석은 어렵지만 전문가들은 공격 명령을 참모진과 회의를 거쳐서 지시했던 것이니만큼 우발적인 지시라기보다는 트럼프가 내세운 고도의 수 싸움이라는 예측을 하고 있다. 대외적으로는 확전을 원치 않는다고 발표하면서 이란에 대해 언제든지 공격을 내릴 수 있다는 일종의 경고메시지라는 분석이다.

그런데 이란이 이렇게 트럼프의 심기를 건드릴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다수의 전문가들은 현재 미국이 전쟁을 일으키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점을 이란이 이용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2020년 대통령 선거를 코앞에 둔 트럼프 입장에서 중국과 무역갈등이 봉합되기도 전에 이란과 전쟁까지 벌인다면 선거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게다가 전 세계 원유 수송의 30%가 지나가는 호르무즈 해협 근처에서 전쟁이 일어난다면 국제 유가의 급격한 상승은 피할 수 없게된다. 자동차가 생활 필수품인 미국에서 유가가 폭등할 경우 정부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진다는 것은 이미 여러 차례 통계적으로 증명된 바이다. 당장 이번 이란의 미군드론 격추 및 트럼프의 보복타격 명령 후 철회라는 단기적인 이슈만 가지고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거래된 서부 텍사스산 원유는 전날보다 배럴당 2.89달러 오른 56.65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는 하루만에 5.4%나 오른 수치이다. 일본 유조선 피격 당시 유가가 2% 정도 상승한 것에 비하면 훨씬 더 강한 상승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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