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문답’ 프로그램 녹취>
Q: 172cm 인데 키가 작아서 고민입니다. 아주 작은 키가 아니라는 것은 알지만 제 이상보다는 작아서 괴롭습니다.길거리에 나가면 ‘저 사람은 내가 키가 작다고 생각할거야’ 라는 생각을 하면서 제 자신을 힘들게 합니다. 어떻게 할까요?
A: 이분의 문제는 일종의 불안입니다. 본인도 알거든요. ‘제가 지금 생활고로 힘들어요”저를 괴롭히는 친구가 있어요’ 이런 게 아니잖아요. 키가 진짜 작은 사람이 그러면 콤플렉스인데 이건 불안이고 이게 진짜 심하면 강박이죠. 그런데 이분의 경우 망상은 아니죠. 자기가 이상한 걸 아니까. 뭐 하나에 꽂히신 거죠. 계속 괴로운 것이 아니라 어느 순간 키 큰 남자를 보거나 그런 상황에 그럴 거예요. 혼자 있을 때는 괜찮을 거지만 자기 키가 더 느껴지는 상황이 되면 불안이 치밀어 오르면서 괴로운 거거든요. 그러면 이 불안을 어떻게 다룰거냐의 문제입니다. 그런데 ‘172센티도 작은 키는 아니야. 만족하면서 살자’ 이런 거는 도움이 안되죠. 그게 도움이 될 거면 지금 이 문제가 생기지 않죠. 이건 논리의 문제가 아니라 감정의 문제거든요. 그런 생각이 왔을 때 불안이 같이 일면서 논리와 감정이 같이 부딪히니까 점점 힘이 커지는 거거든요.
이 걱정에 잘 대처하는 방법 중의 하나가 있습니다. 걱정과 싸우면 안되고 씨름에 되치기 기술이라는 거 있죠. 뭐냐면 키 작은 사람이 키 큰 선수랑 싸울 때 상대가 훅 들어오면 맞서 싸우는 게 아니라 휙 빼갖고 던지는 거 있잖아요. 불안에는 그게 효과적인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아주 구체적인 팁을 드리면 내 머리를 네모난 방으로 생각하는데 그 네모난 방이 면이 다 뚫려있는 거예요. 뚫려있는 어떤 상자. 공간이 뚫려있는 방이 하나 있다고 생각하고요. 그러다 보면 어떤 상황에서 ‘난 너무 키가 작아’ 라는 생각이 떠오를 거예요. 그럼 보나마나 이 분이 주로 쓰는 거는 그 생각을 억눌러서 없애려고 할 거예요. 그러지 마시고 그거를 그냥 놔두는 거예요. 그런데 이걸 언어로 그냥 두려고 하면 더 어렵거든요. 그래서 이미지 치료라 그래서 이미지로 상상하면 훨씬 마음을 관리하는데 효율적인 걸로 되어 있어요. 그래서 내 뇌가 뻥 뚫린 공간이다 해서 그 생각이 뿅 들어오면 거기에 내가 반응하지 않는 거예요. 걔를 갖고 씨름을 해서 엎어뜨리려고 하는 게 아니라 되치기 기술처럼 획 피하는 거예요. 그럼 얘가 들락날락 들락날락합니다. 이게 뭐냐하면 일종의 자기 협박이거든요. ‘너는 키가 작으니까 인기가 없을 거다’ 같은 협박인데 불안은 자기협박이거든요. 협박의 핵심은 이쪽에서 반응을 안하면 흐물흐물해져요. 근데 같이 싸우면 커져요. 그렇겠죠. 싸움이 커지는 거예요. 그냥 내버려 두고 보는 거야. ‘그래 생각아 고마워. 나 키 작지?그래 내 키 작은 거에 대해서 네가 고민해 준 건 고마운데 하지만 난 오늘 내 일상을 열심히 살겠어’ 뭐 이런 식의 반응을 보이는 거죠. 이게 뭐냐면 거기다 에너지를 안주는 거거든요. 강박이라는 건 이런 생각에 나도 모르게 에너지를 계속 주다 보니까 이게 점점 커져서 내 인생의 중요한 부분이 되어 있는 거거든요.
그래서 아마 이분은 키 말고도 여러가지 걱정거리가 많으실 수 있는데 불안이 많은 사람이 나쁜 사람이냐 그렇진 않거든요. 불안 자체는 매우 정상적인 신호예요. 불안이 하는 일이 위기관리를 잘하고 또 완벽주의와 연관되어 있는데 너무 완벽해서 날 괴롭혀서 문제지 완벽한 게 뭐가 나쁘겠어요. 그런 긍정적인 것도 있는데 이게 지나치다 보니 다른 거랑 맞물리면서 이렇게 약간의 강박을 만든 거니까 씨름의 되치기 기술을 좀 쓰시면 어떨까 싶습니다.
* 편주: 불교 수행법 중의 위빠사나(알아차림)을 응용한 방법이라고도 합니다. 고등학교 때 야자시간에 선생님이 잡념이 들어오면 싸우려고 하지 말고, 오면 오는 대로 사라질 때까지 그냥 잡념에 머물러라 하시던 말씀이 생각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