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최대 조세도피처 정보유출…수백명의 세계 유명인들의 이름이 비밀자금 유출 리스트에 올라… 판도라 상자 열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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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출된 약 1,200만 개의 파일에 따르면 수백 명의 세계 지도자, 정치인, 억만장자, 유명인, 종교 지도자 및 마약상들이 지난 25년 동안 맨션, 해변 부동산, 요트 및 기타 자산에 대한 투자를 전 세계에 위치한 14개의 역외법인을 통해 은닉해왔다.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nternational Consortium of Investigative Journalists)가 2021년 10월 3일에 발표한 보고서에는 117개국 150개 언론사 600명의 언론인이 참여했다.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는 비밀 계정의 주인으로 확인된 전·현직 정치인 330명 중 한 명이다.)

사상 최대 규모의 조세도피처 고객 정보가 유출됐다. 국왕과 대통령, 총리와 정치인, 고위 공직자의 이름이 역외 서비스 업체에서 쏟아져 나왔다. 전세계 150개 언론사가 이 파일을 입수해 지난 1년간 국제협업 프로젝트를 함께 진행해 왔다. 이번 조세도피처 프로젝트 이름은 ‘판도라페이퍼스(Pandora Papers)이다.

‘판도라페이퍼스’ 데이터는 세게 최대 역외 서비스 업체인 트라이던트(Trident) 트러스트에서 3,3753,31건, 파나마 로펌 알코갈(Alcogal)에서 2,185,783건, 아시아시티 트러스트에서 1,800,650건, 홍콩의 한국계 회계법인 일신과 일신기업컨설팅에서 1,575,840건 등 모두 14개 업체에서 유출된 1,190만 건의 문서로 구성돼 있다. 생산 기간은 1970년부터 2021년까지이다. 파일 용량으로 보면 2.94 테라바이트 규모이다.

이 가운데 요르단 국왕 압둘라 2세는 역외 법인을 통해 미국 캘리포니아 말리부 맨션 3채를 3,800만 달러에 매입했고, 체코 총리 안드레이 바비스는 프랑스에 2천2백만 달러짜리 대저택을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샤키라(Shakira), 클라우디아 시퍼(Claudia Schiffer)같은 세계적 스타와 이탈리아 마피아 라파엘레 야마토(Raffaele Amato) 등도 역외 서비스 업체의 고객으로 확인됐다.

한국 입장에서도 이번 판도라페이퍼스에서 처음으로 한국계 조세도피처 서비스 업체 내부 자료가 공개되었다. 바로 홍콩 기반의 회계법인 일신과 일신 기업컨설팅을 통해서이다. 일신에서 나온 문서는 모두 150만 건이 넘는다. 그 중 한국인 이름이 등장하는 문서는 80,274건이다.

‘K-Pop 1번지’로 불리는 SM엔터테인먼트의 창업자이자 최대주주 이수만 총괄프로듀서와 관련된 홍콩법인 여러 개가 ‘판도라페이퍼스’ 파일에서 발견되기도 했다.

조세도피처의 고객들은 마피아부터 국왕까지 다양하다.

수백만 건의 유출 문건과 사상 최대 규모의 국제 협업 취재로 전·현직 각국 수장 35명, 91개국의 정계인사 및 공직자 330여 명, 범죄인들이 숨겨온 금융 비밀 정보가 세상에 드러났다.

이번에 공개된 비밀 문건에는 요르단 국왕, 우크라이나, 케냐 및 에콰도르 대통령, 체코 총리,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의 역외 거래 정보가 담겨 있다. 그뿐만 아니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측근을 비롯해 러시아, 인도, 미국, 멕시코 등의 억만장자 130여 명의 금융 거래 내역이 상세히 기록되어 있다.

정재계 인사들의 부패를 비판해 온 인물인 체코 총리의 경우 역외법인을 통해 2200만 달러 상당의 프랑스 대저택을 은닉하고 있었다.

노동자 착취와 환경 문제로 비난 받아온 화장품 기업 소유자인 과테말라 최고 재벌가는 미국의 비밀 신탁에 1300만 달러를 은닉하고 있었다.

실업과 부패에 항의하며 거리로 나온 ‘아랍의 봄’ 시위 이후 요르단 국왕은 역외 법인을 통해 말리부 해변에 맨션 3채를 3800만 달러에 매입하고, 미국과 영국에서 1억6천만 달러 규모의 호화주택 14채를 구입했다.

요르단의 압둘라 2세 국왕은 중동에서 가장 가난하고 해외 원조 의존도가 높은 국가의 통치자로 알려져 있다.

우후루 케냐타 케냐 대통령은 2018년 BBC와의 인터뷰에서 “모든 공직자의 자산은 국민이 그 적법성을 물을 수 있도록 대중에게 공개되어야 한다”고 말했지만, 이번 문건에서 그의 어머니가 파나마에 있는 비밀 재단의 수혜자로 나오며 형제들을 비롯한 다른 가족들은 3000만 달러 이상의 자산을 보유한 역외 법인 5곳을 소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체코 최고 거부 중 한 명인 안드레이 바비시 총리는 탈세와 부패 척결을 공약하면서 권력을 꿰찼으며, 2011년에는 유권자들에게 “기업가들이 사업을 하면서 기꺼이 세금을 내는” 나라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으나, 유출 문건에 따르면 2009년 바비시 총리는 여러 유령회사로 2,200만 달러를 빼돌려 프랑스의 대저택을 매입했다.

영국 토니 블레어 전 총리는 “적절한 회계사를 고용할 수 있는 사람들에게 조세 시스템은 사기와 특혜… 이익을 취할 천국과도 같은 것”이라며 “누군가는 자신의 몫보다 더 많은 세금을 부담하는 동안 우리의 조세 제도가 납세 의무 회피자와 악용자들의 놀이터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지만, 판도라페이퍼스 자료에 따르면 2017년 블레어 전 총리 부부는 880만 달러 규모의 빅토리아 시대 건물의 소유자가 되었다.

— 2021년 10월 4일부터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 주관으로 전세계 600여 명의 언론인과 함께 <판도라페이퍼스> 프로젝트 결과물이 나오고 있다. 위의 기사는 그 일부만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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