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우성 (변호사)
<유투브 ’성장문답’ 받아적었습니다>
Q: 정말 마음에 안 드는 회사 동료가 있어요. 매일 봐야 하는 사람인데 너무너무 싫어요ㅠ..ㅠ 어떻게 해야 할까요?
A: 직장 동료들과 늘 사이가 좋으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그런데 그렇지 않은 경우가 태반이거든요. 그리고 무슨 리포트를 보니 회사를 그만두는 사람들의 이유 중에서 가장 많은 것이 상사와의 갈등이더라구요. 그만큼 결국 인간 관계가 힘들다는 거죠.
‘관계가 힘들어요’ 라는 질문에 대해서 우선 제가 첫번째 드리고 싶은 제 생각은, 모든 사람들과 잘 지내야 한다 라는 압박감을 가지지는 말라고 말씀 드리고 싶어요. 과연 내가 주위 사람들과 다 잘 지내야만 하는가. 그거 아니라고 생각해요. 못 지낼 수도 있다라는 걸 생각해 보는 거죠. 공자님이 그런 말씀을 하셨거든요. 얼핏 생각에 공자님은 어질 인을 강조하시니까 모든 사람과 다 똑같이 다 잘 지내라고 하셨을 거 같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철저하게 사람의 관계를 분별해서 내가 좋아할 만한 사람이냐 좋아하지 못할 사람이냐를 구별해서 사귀고 교제하라는 얘기를 하거든요. 만약에 저 사람한테 문제가 있다고 하면 내가 저 사람과 관계가 좋지 않은 것이 정상인 겁니다. 저 사람 자체가 문제가 있는데 관계가 좋다는 것은 오히려 내게 문제가 있다는 거거든요. 내가 모든 사람과 다 관계가 좋아야 된다는 압박감에서 벗어나시라 이게 첫번째고요.
두번째, 그럼 그렇다고 완전 저 사람을 무시하고 살 수 있는가. 그래 나느 백조고 너는 거위야. 이런 마인드가 꼭 좋은 건 아니거든요. 제 경험담을 말씀드리자면, 제가 아는 후배가 있었는데 어떤 회사의 개발팀장이에요. 밑에 프로그래머들이 많습니다. 새롭게 입사한 아주 능력이 뛰어난 프로그래머가 있는데 이 친구는 그렇게 뺀질거리더랍니다. 일을 하다보면 야근을 할 수도 있는 건데 땡 하면 그냥 집에 간다는 거예요. 주말에도 나오라 해도 못 나온다는 거예요. 그러니까 얘와 정말 같이 일하기 힘들다는 거죠. 그래서 제가 그랬죠. 그 사람은 왜 야근을 안하는 거지? 아 그야 뭐 뻔하죠, 야근 좋아하는 사람이 누가 있습니까, 야근 싫어해서 그런거죠. 한번 물어봐라, 왜 야근 못하는지. 그거 뭐 물어볼 이유가 있나요? 실제 물어봤더랍니다. 같이 술 한잔 하면서 자연스럽게 얘기를 꺼냈더니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된 거예요. 이 친구 애가 지금 여섯 살인데 아토피가 너무 심각한 거예요. 어떡하든 빨리 퇴근하고 와서 계속 애를 볼 수 밖에 없는 거예요. 긁다가 피가 나면 닦아주기도 하고 달래기도 하고, 애 때문에 너무 마음 고생이 심했다는 거예요. 그러니까 주말에는 당연히 나올 수가 없죠. 자기 와이프도 몸이 좀 안좋은 편이고. 후배는 깜짝 놀랐죠. 그 일이 있은 후로 그 프로그래머는 개발팀장이랑 사이가 너무 좋아졌어요.
자 그러면 우리가 이 사례에서 뭘 알 수 있느냐. 상대방을 잘 모르면 행동들이 이해가 안되고 오해가 쌓입니다. 정말 마음에 안드는 직장 동료가 있어요. 그러면 과연 내가 이 사람을 얼마만큼 알고 있느냐 한번 점검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냥 이 사람이 보여주는 몇가지 행동 때문에 저런 재수없는 놈 때문에 그냥 직장 때려치고 싶어 하고 말합니다. 그런데 어디를 가든 그런 사람 있습니다. 먼저 정말 이 사람을 얼마나 아는 지 한번 테스트 해보는 과정을 통해서 그 사람이 의외로 나의 베스트프랜드가 될 수도 있습니다.
또 한가지. 나랑 맞지 않는다는 것, 그 점을 조금 깊이 들어가 볼 필요가 있어요. 심지어 서로 사랑해서 결혼하고도 이혼하잖아요. 저 사람과 내가 자꾸 부딪히는 이유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어요. 심리 분석 해보면 대단히 계획적인 사람이 있어요. 사전에 계획이 정해지면 그 계획이 틀어지는 것을 못 견뎌해요. 근데 어떤 사람은 계획이야 하다보면 바뀌어질 수 있는 거지 생각합니다. 주로 예술가들의 성향이죠. 보통 30대 사람들이 같이 직장 생활을 하는 경우에 저 사람은 저렇게 30년을 살아왔어요. 나도 이렇게 30년을 살아왔고. 어느 정도 맞출수는 있지만 도저히 안 맞는 부분이 있거든요. 아마 그거는 그 부모도 못 고칠거란 얘기죠. 저 사람은 나랑 다를 수가 있고 똑 같은 상황에 대해서 다르게 느낄 수도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야말로 인격의 성숙이라고 생각해요. 당신 그럴 수 있어. 그럴 자유 있어. 나랑 다를 수 있어. 그리고 나 그거 인정해 줄 수 있어. 이렇게 사회생활을 하다보니까 만나는 사람마다 저한테는 오히려 수양의 계기에요. 오옷, 이사람 난이도 높군, 난이도 A. 좋아 내가 이 사람과 관계를 잘하면 나의 내공이 깊어지고 성장할거야 라고 생각해보는 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