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관광공사 추천 7월에 가볼 만한 곳>
한국은 애증이 겹치는 곳이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향수가 더 짙어지는 것 같습니다. 10년이 지난 지금 아이들에게 가장 여행하고픈 곳이 어디냐고 물으면 여지없이 한국을 말합니다. 언젠가는 모두 끌고 방문을 해보리라 수없이 다짐하지만 당장은 사정이 여의치 않은지라 아쉽기만 합니다. 방학을 맞아 한국관광공사 토론토 지사가 추천한 곳을 둘러보며 마음을 달래봅니다.
1. 신나는 갯벌 체험에 시간 가는 줄 몰라요, 고창 구시포
전북 고창 구시포는 해수욕과 갯벌 체험으로 일석이조의 즐거움을 누릴 수 있는 곳이다.
경사가 완만해 가족 물놀이 장소로 최적이며, 해변에서 백합도 잡을 수 있다. 구시포에서 해안 도로를 따라 계속 북쪽으로 가면 장호어촌체험마을에 닿는다. 장호에서 구시포해수욕장까지 모래밭이 4km나 이어져 ‘고창 명사십리’라고 불린다. 이곳에서는 동죽이 많이 나는데, 한 시간이면 3kg짜리 그물망 바구니를 가득 채울 수 있다. 갯벌 체험을 한 뒤에는 고창 고인돌 유적과 고창읍성, 선운사 등을 돌아보자. 고창 고인돌 유적에는 박물관과 탐방 코스가 잘 정비되었다. 고창읍성은 전남 순천의 낙안읍성, 충남 서산의 해미읍성과 더불어 국내 3대 읍성으로 꼽히는 곳. 성곽 바깥 길을 걷거나 성곽 위로 한 바퀴 돌 수 있다. 선운사 경내 찻집에서 맑은 녹차 한 잔을 나누며 고창의 여름 운치를 느껴보자. 선운사에서 차로 10분 거리인 미당시문학관도 들러봄 직하다.
2. 기암·항구·해변이 멋진 여름 바다로 떠나다, 주문진 아들바위
여름 여행은 바다가 제격이다. 햇볕이 뜨거워도 바닷바람은 시원하다. 푸른 바다는 바라보기만 해도 가슴이 뻥 뚫린다. 파도가 철썩철썩, 모래는 간질간질… 도시에서 지친 이들을 달래준다. 동해를 대표하는 강릉은 크고 작은 항구와 해변이 즐비해, 발길 닿는 곳 어디든 경치가 그림 같다. 주문진항 조금 위에 있는 소돌항과 아들바위공원은 색다른 풍경을 보여준다. 기이한 바위가 해안을 따라 줄줄이 이어진다. 노부부가 백일기도를 올려서 아들을 얻었다고 아들바위다. 일대를 공원으로 꾸미고 목재 산책로를 놓았다. 호젓하게 물놀이하기 좋은 주문진해변과 신선한 해산물이 풍성한 소돌항이 붙어 있다.
신사임당과 율곡 이이의 오죽헌, 문학 오누이를 배출한 허균·허난설헌생가는 이야기가 있어 즐겁다. 낮에는 해안 풍광을 감상하고, 밤에는 맛있는 뷔페와 공연, 불꽃놀이를 즐기는 바리스타크루즈도 잊지 못할 추억을 선물한다.
3. 풍력발전기 도는 갯벌에서 ‘바지락 한 움큼’, 안산 탄도
안산 탄도 일대는 풍력발전기 돌아가는 해변 풍경과 갯벌 체험 마을이 어우러진 곳이다.
섬을 배경으로 바지락을 캐는 아이들의 미소가 천진난만하다. 누에섬까지 갈라진 바다 사이를 걷는 경험, 서해안의 보드라운 진흙 속에서 조개 등을 캐는 신나는 체험이 탄도 인근에서 가능하다. 누에섬을 배경으로 한 낙조 또한 아득한 풍경을 만든다. 이 일대 서해안 갯벌은 세계 5대 갯벌로 손꼽히는 곳으로 갯벌 진흙 속에서 조개, 게 등 다양한 생물이 서식한다. 바지락 캐기 갯벌 체험은 탄도항 인근과 선감마을 등에서 할 수 있다. 대부도의 갯벌 생태계와 옛 어촌 풍습 등을 전시한 안산어촌민속박물관을 둘러보고, 대부해솔길을 걷거나 방아머리 해변에서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도 좋다.
4. 관동팔경길 따라 울진 바다가 들려주는 이야기
울진은 삼림욕과 해수욕, 온천욕이 가능한 천혜의 고장이다. 지리적으로 수도권에서 멀고, 덕분에 원시적 자연이 오롯이 살아 있다. 망양정에서 월송정까지 이어지는 관동팔경길(25km)은 울진의 해변을 대표한다. 옛이야기 가득한 정자, 정감 어린 포구, 솔숲 시원한 해변이 어우러진다. 망양정은 왕피천과 바다가 만나는 장면이 감동적이고, 망양 해변에 자리한 옛 망양정은 거친 파도 소리가 일품이다. 구산어촌체험마을에는 울릉도를 지키던 수토사(搜討使)들이 바람이 잠잠해지길 기다리던 대풍헌이 있다. 신라 화랑이 머물던 월송정은 소나무 1만여 그루가 있는 숲에 자리한다.
해변 여행을 마치면 불영사계곡을 따라 가보자. 계곡 하류에 자리한 경상북도 민물고기생태체험관은 국내에서 처음 민물고기를 테마로 한 체험관이다. 예쁜 토종 물고기와 화려한 열대어를 만날 수 있다. 천년 고찰 불영사는 웅장한 계곡과 금강소나무 군락이 일품으로, 비구니들이 가꾼 절집 구석구석이 정갈하다.
5. 여자만 너른 갯벌을 끌어안은 소박한 어촌, 여수 섬달천
여수시 소라면에 달천마을이 둘이다. 하나는 육지에 있어 육달천, 다른 하나는 섬에 있어 섬달천이라 불린다.
두 마을 사이에 연륙교가 놓여 섬달천이 섬이 아닌 지 오래되었다. 하지만 소박하고 고즈넉한 어촌 풍경은 여전하다. 섬달천 주민에게 마을 앞뒤로 마당처럼 펼쳐진 갯벌이 선사하는 꼬막, 바지락, 굴은 큰 보물이다. 요즘은 새꼬막 산란기를 맞아 종패 채묘 작업이 한창이다. 완만한 섬 사면의 밭에는 콩, 깨, 고구마, 고추가 자란다. 하루 네 차례 여자도행 소형 선박이 다니는 선착장도 있다. 주로 트레킹족과 낚시꾼이 이용한다.
여수YMCA 가사리생태교육관에서 자전거를 빌려주는데, 해안 도로를 따라 섬달천까지 왕복 12km, 1시간 30분 정도 걸린다. 날씨가 좋아 여자만의 아름다운 노을을 볼 수 있다면 금상첨화. 오동도와 향일암을 연계해서 여행하고, 여수 앞바다를 한눈에 조망하는 여수해상케이블카, 전 구간 바다를 끼고 달리는 여수해양레일바이크도 즐겨보자.
6. 자그마한 해변에 재미 한가득, 태안 어은돌
충남 태안 어은돌에는 특별한 것이 있다. 자그마한 어촌의 편안함, 갯벌이 주는 재미, 자연이 안겨주는 아름다운 풍광이다. 갯벌에서 조개를 잡고 가족과 웃음을 나누다 보면 세상을 바라보는 속도가 느려진다.
밀물과 썰물 때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안면암, 안면송의 에너지를 느낄 수 있는 안면도자연휴양림, 시인의 흔적을 더듬어보는 천상병 시인 옛집, 헤매는 즐거움을 맛볼 수 있는 안면도미로공원까지 어은돌과 함께 가볼 만한 곳도 많다. 여기에 태안의 맛 게국지로 화룡점정. 이보다 좋을 수 없는 여름 여행이 완성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