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팔로 시 수퍼마켓 총기 난사 사건 발생 … 범인은 18세, 온라인으로 범행 생중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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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5월 14일 뉴욕 주 버팔로 시의 탑스 프렌들리(Tops Friendly) 마켓에서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하여 10명이 사망하고 3명이 부상당했으며, 범행 과정이 Twitch로 생중계되어 큰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사상자 13명 중 11명이 흑인이고 2명은 백인이다.

사건 당일 오후 2시 30분 경, 18세의 백인 남성 페이튼은 200마일 가량을 운전해 흑인 밀집 지역인 버팔로 시의 Tops 슈퍼마켓의 주차장에 도착했다. 페이튼은 이때 방탄복 등으로 중무장한 상태였으며, 헬멧에 달린 카메라로 트위치 생중계를 진행하고 있었다. 그가 소지했던 공격용 장총(라이플)에는 Nigger라는 문구와 ‘Black Lives Matter’ 운동을 비꼬는 내용 등 갖가지 흑인 비하 문구가 적혀 있었다.

그는 차에서 내려 우선 주차장 및 마트 입구에 있던 시민들을 향해 발포했으며, 이 과정에서 세 명이 사망하고 한 명이 부상당했다. 그 후 유리창을 향해 총을 난사하고 입구에 쓰러진 사람들을 확인 사살하며 슈퍼마켓 안으로 걸어들어갔다.

이를 본 슈퍼마켓 경비원이 페이튼을 저지하기 위해 발포했으나, 페이튼이 착용하고 있던 방탄복 때문에 제압하지 못했다. 페이튼은 경비원에게 반격하여 그 역시 사살했다.

매장 내에서 페이튼은 직원들과 매장 이용객들을 향해 발포하여 6명을 더 살해하고 한 명을 부상입힌 뒤, 매장 출입구로 다시 나왔다. 그는 출입구에서 대기하던 경찰들 앞에서 총으로 자살하려다가, 경찰의 설득에 총을 버리고 항복했고, 직후 페이튼은 체포되었다. 이 과정은 전부 트위치로 생중계되었다.

이번 사건을 일으킨 페이튼 S. 젠드론은 18세의 백인 남성으로, 버팔로시에서 320km 정도 떨어져 있는 뉴욕 주 남부에서 부모와 형제 두 명과 함께 거주하고 있었다. 그가 범행 장소를 버팔로로 지목한 이유는 가장 흑인 인구 비율이 높은 지역이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페이튼은 범행 이전 자신의 범행 동기, 사상, 구체적인 범행 계획 등을 담은 180페이지 가량의 선언문을 인터넷으로 배포했다. 자신의 MBTI도 공개했으며 자신의 장비 사진, 자신의 인종에 대한 신념도 밝혔다. 자기 생각으로는 동아시아인들은 우월한 존재이고 화이트컬러에 종사하지만 백인과 동아시아 인들은 각자의 전통적 가치관을 지키기 위해 따로 떨어져서 살아야 하며 동아시아인의 인구감소나 정신질환, 인터넷 몰입등을 걱정 하기도 했다. 자신은 흑인과 유대인을 매우 혐오해서 범행을 저질렀다고 한다.

그는 자신의 총기에 ‘부쉬마스터’라는 이름을 붙이고, 슈퍼마켓의 구조를 조사하거나, 주차는 어디에 할지, 식사는 어디서 해결할지, 어디를 쏴야 효율적으로 살해할 수 있을지 등의 자세한 범행 일정을 짜는 등 사전에 치밀하게 범행을 계획하는 모습을 보였다.

피의자는 자신이 사우스캐롤라이나 찰스턴 교회 총기 난사 사건과 뉴질랜드 이슬람 사원 총기난사 사건의 범인들에게서 영향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이번 사건은 범행 방식에서 두 사건들과 상당히 비슷한 양상을 띤다. 그는 뉴질랜드 총기난사 사건 영상을 감상하고, 그 범인이 쓴 글을 읽으며 자신이 ‘급진적으로 변했다’고 말했다.

한편 페이튼이 총기 난사의 기미를 보인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닌데, 이전에도 학교 졸업식에서 총기 난사를 벌일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가 정신과 상담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일이 있었음에도 그는 총기 세 정을 합법적으로 구매할 수 있었다.

피의자는 이번 사건에서 1급 살인 혐의로 기소되었다.

트위치 측은 이 사건에 대해 유감을 표하며, 자신들은 이러한 사태를 미연에 방지할 수 없고 모니터링은 상시 진행중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이 사건에 대한 모든 조치(계정 정지 등)가 2분 안에 신속하게 이루어졌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 사건을 기점으로 트위치 등의 라이브 스트리밍 플랫폼을 향해 미 정치권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조 바이든 대통령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미국에서 인종 혐오 범죄를 끝내야 한다고 규탄했으며, 브라이언 히긴스 뉴욕주 하원의원은 인종적 동기가 부여된 총기난사 사건 이후 더 많은 조치가 필요하다고 발표했다.

백인우월주의자들은 음모론적 이론인 대전환 이론(Great Replacement)을 신봉하는 것으로 보이며, 2020년 코로나19 기간 동안 ‘4chan’을 이용하면서 급진화 했다고 스스로 밝혔다. 4chan의 일부 이용자들과 공격에 대해 논의한 정황도 보이며, 4chan의 몇몇 이용자들은 페이튼의 범행 영상과 사진을 적극적으로 게시하면서 퍼뜨렸다. 또한 범행 전 4chan의 게시판에 자신의 선언문과 학살 라이브 스트리밍 주소를 게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페이튼은 범행 당일 아침에 콘비프를 먹는다, 오후 4시에 도착해 탑스에 난사하고 인근 동네까지 초토화시킨다 등등 시간대별 행동 계획도 세우고, 선언문 180쪽 중 100여쪽을 이날 소지할 총과 장비, 옷차림에 대한 묘사와 그 준비 과정에 할애하는 편집증적 성향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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