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쓰레기는 없다?

지금까지 살면서 굳이 경험하지 않았더라면 더 좋았을 것같은 일들, 굳이 만나지 않았으면 했던 달갑지 않은 인연들이 드문드문 있다. 반면, 나에게 일어나서 너무...

드물게 화창한 하루였다. 선선한 날씨는 얇은 긴팔 옷으로도 충분 할 정도로 상쾌했다. 나무들은파란 가을 하늘이 뿜어내는 햇빛을 받아 울긋불긋하게 응답한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 너머...

고해

바쁜 아침에 강아지를 산책시키다보면 가끔 똥봉지를 잊고 나간다. 강아지는 신이 날수록 소화가 촉진되는지 동네를 돌다보면 꼭 남의 잔디밭에 똥을 누곤 한다. 가을에는...

가을이 오면

걱정했던 것과 달리 삼각김밥의 비닐이 잘 벗겨졌다. 한 입 베어 먹으니 그럭저럭 먹을만 하다. 다행이었다. 오늘 아침에는 비몽사몽간에 무심코 간장으로 밥의 간을...

불면의 밤

간밤에 자주 깬다. 잠이 다시 올 때까지 지척이며 기다려 보지만 두어 시간이 속절없이 지나가고 만다. 수면음악이라는 것을 귀에 꽂아보아도 오히려 머리가 더...

감기 걸린 날

이번 감기는 좀 오래가는 편이다. 봄을 맞이하기 위한 마지막 진통인가 보다. 이렇게 우두커니 불편한 몸으로 앉아 창 밖을 멍하니 보고 있으니 대학시절 타향살이 아무도...

나는 대뇌피질에 있는 것일까?(1)

한 오 년 전에 ‘마음수련’이라는 곳에서 명상을 배운 적이 있다. 방법적으로 좀 과격하고 단계가 진행될수록 종교적으로 흐르는 느낌이라 그만두기는 했지만 많은 것을 느끼게 해...

악에 대하여

잔디 밭에 잡초가 많아져 볼품이 없어진다. 잔디 뿌리의 생명력이 잡초를 몰아내겠거니 하고 낙관적으로만 생각했는데 사태는 매년 점점 나빠지기만 할 뿐이었다. 잡초는 잔디의...

행복

아이가 학교를 갔다 왔을 때 도시락 통을 꺼내놓지 않아서 아침마다 도시락을 준비하고 나면 꼭 책가방을 뒤지게 된다. 비닐 팩으로 된 우유를 다...

어두운 밤

하루 종일 집에 머물다가 어느새 밤이 다가왔다. 커피를 사러 현관을 나섰다. 인적 드문 동네 어귀을 따라 차는 군데군데 전등으로 장식된 집들을 지난다....

버스 안에서

새벽 일찍 숙소를 나섰다. 아침부터 가랑비가 내리고 있었다. 봄날을 가득 담은 공기가 얼굴을 스친다. 춥지는 않았다. 다행히 시외버스 주차장으로 이동하는 동안 비는...

기다림의 계절

아침 일찍 나갔다가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문득 커피 생각이 났다. 어느새 앙상해진 가지들 위에 소담하게 눈으로 덮여 있는 나무들이 흐뭇하다. 섭씨 0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