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서와 사랑

“저를 용서하지 마십시오.” 10년 전 쯤이었을까? 어떤 사람에게 비참한 심정으로 토로했던 말이다. 제 3자 앞에서 뭔가 의도를 가지고 그를 헐뜯었던 것 같은데...

오나니즘(Onanism)

유대인의 구약 성경에 흥미로운 일화가 눈에 띄었다. 바로 ‘오난’의 죽음이다.   야곱(aka 이스라엘)은 12명의 남자 아들을 두는데 이들은 이스라엘 12부족의 시조가 된다. 그 중에 넷째 아들이...

작은 액땜과 큰 액땜

막내가 아팠었다. 나을 때까지 엄마 옆에서 자고 싶다고 해서 잠자리를 내주고 대신에 나는 막내 방에서 이틀 밤을 보냈다. 혼자만의 방을 사용할 때는 자유를 느끼면서도...

부분과 전체

어린 시절 우리 동네에는 TV가 있는 집이 한두 집 밖에 없었다. 밤이 되면 어른들은 그들 집 마당 평상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 흑백의 드라마를 보며...

면사포

결혼식에서 왜 신부가 면사포로 얼굴을 덮고 가렸을까? 신부를 베일에 가리는 것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오랜 관습이었나 보다. 구약 성경에는 이런 에피소드도 있다. 야곱은 외삼촌 라반의...

사랑과 희생에 관한 단상

인류의 조상들은 신에게 제물을 바쳐왔다. 오늘 날에 와서는 미개한 행위라고 치부할 수도 있지만 그 시대의 문맥 속으로 들어간다면 나름의 깊은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할...

추억

전화기 너머에서 침착했던 음성이 끝내 떨리고 만다. 사람의 영혼을 뒤흔드는 소식은 손편지로 전해지건 첨단의 스마트폰으로 전해지건 마음을 원초적인 심연에 빠뜨린다. 그리고 나는 아직까지 나와...

미니멀리즘

적당한 일러스트 그림을 찾고 있는데 딸 아이가 "아빠, 미니멀리스트를 입력해 봐요. 깔끔한 사진들이 많아요." 하고 알려준다. 찾고자 하는 말과 함께 검색 창에 'minimalist'를 같이...

아내의 출장

아내가 2박3일 일정으로 토론토에 출장을 갔다. 그렇게 혼자 가족을 떠나는 것이 처음이라 서먹해하고 서운해하는 아내에게 ‘운전 조심하라’라거나 ‘토론토 간 김에 일이 끝나면...

소록도의 눈물

어느 날 잠깐 방심했다가 딱딱한 껍질로 철통같이 지키던 속살에 모래알이 하나 들어온다. 연하디 연한 속살에 자꾸 닿으니 하염없이 고통스럽다. 조개는 입을 벌려...

므두셀라 나무

얼마 전에 뉴욕타임스(NYT)는 ‘세계 지구의 날’을 맞아 현재 지구에서 가장 나이를 많이 먹은 것으로 추정되는 나무인 ‘므두셀라’를 소개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있는데 지금 4천847세라고 한다....

낙엽이 떨어지듯

아침 가로수 길은 누가 금가루를 뿌려놓은 것처럼 작고 노란 낙엽들로 가득하다. 나무들은 겸손하여 자기가 가진 아름다운 것을 기꺼이 내려놓고 차가운 겨울을 미리 준비한다. 이웃집...